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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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가 돌탑을 보면 가끔 돌 하나를 더 올려보고도 싶고, 얌체처럼 기도만 놓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날에는 돌탑이 쌓인 모양을 그저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보고만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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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돌탑에 망설이며 지나간 손가락을 떠올린다. 소복한 말들을 늘어놓고 망설이며 천천히 주워들고 다시 내리고 주워들던 손. 그 소박한 석공의 마음을 떠올린다. 그 사이 수건은 젖고 댄서는 말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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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기억을 담고 있는 수건이 천천히 젖어드는 동안, 거울은 차갑게 반짝이며 춤추는 육체를 응시한다. 재현은 갈수록 얇아지고 기억은 갈수록 곰삭아 - 무겁다, 이 젖은 무게가. 하지만 거기에 자그마한 돌, 맞춤한 돌을 고르는 손은 얼마나 가볍고 느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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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럽게 거기 놓은 언어는 이내 뒤틀어지지만, 놀라워라. 이 돌탑은 바람에 전혀 무너지지 않는다. 뒤틀린 것들끼리 서로를 붙들고 고요하게 하나가 되고 있다. 이 기묘한 완성품 앞에 나는 손을 모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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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걸어온 기억으로 푹 젖은 수건을, 그 수건을 떠받치고 있는 의자를, 무심한 육체가 떠나도 눈을 감을 수 없는 저 거울의 충혈된 연정을 놀라운 마음으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