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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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오늘 아침 나는 자장가를 불렀다. 잠에서 깨어나 부스스한 영혼이 까맣게 입을 벌리면 거기 있을 노래는 자장가 밖에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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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는 잠들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아니다. 자장가는 재우기 위해 부르는 노래다. 그러므로 기도도, 축성도, 무당의 요령소리도 모두 자장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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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서 걸어나온 영혼이 내 앞에서 까맣게 입을 벌리는데 나는 왜 자장가를 불렀을까. 이 시집 속의 누군들 잠이 필요해보이진 않았는데. 무료하고 힘들고 하지만 살아있는데,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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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흘리고 말더듬고 꿈꾸며 사방의 죽음을 목격하며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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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들이 무수히 나오는데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는 이는 없다. 의자를 쌓아올리거나 의자를 밟고 서거나 의자를 걷어차거나. 그러니 이렇게나 무수히, 와글와글하게, 전진하고 있다. 씩씩하게 목청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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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러니 나는 무른 마음으로, 치마를 펼치고 앉고 싶은 거지. 여자여, 여기 누워 잠깐 쉬어요. 당신의 목소리를 좀 더 오래 듣고 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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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로가 건방지더라도, 나약하더라도, 나는 당신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싶어요. 잠깐의 꿈을 덮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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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깨어나면 우리 손을 잡고 같이 걸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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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마주 보고 다음엔 나란히 나아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