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에 사람 있습니다
한 번도 해를 본 적이 없다 꿈속에서는
나는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안에 있는 사람도
갚지 못한 빚들도
외면했던 슬픔도
모두 나였다
당신이 행복하다고 말할 때까지
인간의 가능성이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
그 꿈속에서만 나는 불멸이 된다"
<당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면> 중
볕이 좋은 어느 오후, 마루 끝에 나와앉은 사람 하나가 또 술 한 잔을 마신다. 그는 떨어지는 꽃잎 한 장을 보고 있다, 일평생 동안. 그는 저무는 잎을 보고 있다, 그의 일평생 동안. 그런 저주가 있다. 너는 네가 사랑하는 것을 평생 바라볼 것이다. 너는 네가 사랑하는 것을 일평생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살은 모두 불에 타고 피는 그을려 땅을 더럽혔다. 뼈는 숯이 되어 부러지고 재가 되었다. 그러나 혀만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금도 보물창고 깊숙한 곳에 생생히 남아있다는 혀. 혀는 시인이 아닐까. 깨지 않는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닐까.
그는 사실 차가운 몸이어서 아무리 더운 술을 부어도 취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얼음처럼 명징한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끔찍해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으로 되돌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미 멀리 밀려나 있어서 별과 별 사이만큼 먼 순간을 잡을 수 없다. 사랑하는 것들은 끝없이 되풀이되고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날 수만 있다면 -
저 아름다운 풍경속으로 걸어들어갈 수 있다면, 느리게 되감기는 시곗바늘이 이윽고 제 속도를 찾고 삼라만상이 우주의 섭리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이 슬픈 구전들은 내게 오지 않았겠지. 혀는 불타 사라졌겠지.
슬프다, 변하지 않는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