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 내리는 비에서는
당신이 찬물에 손 씻던 소리가 나
오래전 당신이 신이었을 때
나는 신앙에 미쳐
몇 개의 세상을 환각처럼
고통 모르고 살다 죽었으므로
후회 없는 뼈, 다만 지금은
신을 사랑한 기억이 썩지 않아 뼈아픈
흙속의 긴 불면
<뼈의 불면>
사랑의 시간이 끝나면 우리는 영원히 사랑의 살갗에 닿지 못한다. 우리가 닿는 것은 겹겹의 기억상자 속에 가둬둔 감정의 유령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