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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사이로 산책
최명진, 슬픔의 불을 꺼야 하네
by
별이언니
Feb 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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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어쩜 좋아, 어서 가서 슬픔의 불을 꺼야 하네 슬픔의 냄비는 까맣게 타 버렸을 것이네
<슬픔은 매번 이렇게> 중
까맣게 잊은 슬픔이 빈 집에서 까맣게 타버리는 동안 바깥의 풍경은 환하고
까맣게 잊은 슬픔이 냄비를 태우고 천정을 그을리고 집을 연기로 가득 채우기 전에 서둘러 달려가야 하고
운동화가 헐거운 걸음은 슬프지 아니한가. 나의 슬픔은 텅 빈 집에서 홀로 끓고 있으니. 새까맣게 들러붙고 있으니.
벽에 바닥에 천정에 옷에 이불에 책상에 그릇에 그득 슬픔의 재가 내려앉고 있으니.
아무리 달려도 나는 그 집의 문을 열 수 없고. 이 타오르는 슬픔을 열고 나갈 수 없고.
바깥의 공기는 창백한데
끄는 것을 잊은 슬픔의 시들이 가득해 나는 숨 쉬는 것을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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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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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언니
햇빛 가득한 오후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천천히 걷고 가끔 멈추면 그림자 속에 내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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