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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버려진 깡통을 주웠다. 나는 무심코 깡통을 들어 눈에 가까이 대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깡통의 밑면에 조그맣게 뚫린 구멍으로 빛이 들어와 코앞에서 부서졌다...
라고 쓰면 글은 아름답다. 하지만 구름이 없고 해가 뜨거운 오후 2시 경이라면 구멍으로 몰려들어오는 빛의 강렬함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생활은 늘 여기에 있다. 생활을 두르고 옹송그레 앉아 오늘도 흐른다. 미스조가 죽고 내가 죽어도 살아남아 똥을 누기 위해 욕조로 기어들어가는 알다브라코끼리거북이 있고, 죽이지 못하고 돈가방 속의 돈을 파먹다가 낡은 차를 타고 바다로 놀러가는 4인 가족으로 존재가 불어날 수도 있고, 올이 풀린 소매단을 멍하니 바라보는 마음으로 타인의 인생을 적당한 위안거리를 삼는 자신을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며 잠들 수도 있다. 그런 밤과 그런 낮이 무심히 흘러간다. 극적일 것도 없는 하루하루가, 시판 소스로 범벅이 된 이집과 저집의 백반을 가늠하며 오늘의 점심을 고민하는 일들이.
그는, 그녀는 악인인가. 그녀는, 그는 선인인가.
차라리 악인이라면, 하고 안스러워질만큼 평범한 내가 손을 들어 얼굴을 문지른다. 갑자기 집 앞 골목이 갈라져 끝도 보이지 않는 벼랑이 생긴다 해도 뒷문으로 나가 지하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뛰어야 하는 생활이 꾸무럭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그렇게 상냥한 폭력이 아무도 모르게 나를 후려갈긴다. 저녁에 옷을 벗으면 영문모를 멍이 몸 구석구석에 있다. 어디에 부딪쳤더라, 흐릿하게 중얼거리며 침대에 기어들어가는 밤이 또 온다.
얼굴에 핏자국이 말라붙은 줄도 모르고 - . 마른 세수를 하는 손바닥에 가장자리가 말라붙은 흉이 깊은 줄도 모르고 - . 그 '별모양의 흉터'를 누군가에게 건넨 순간도 잊은채 -.
어색하게, 미소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