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교사의 2025 연구년 합격소식
11월 중순의 어느 날이었다. 11월이라는 숫자와 어울리지 않는 포근한 날씨였고, 나는 무수한 빨간 단풍잎에 둘러쌓여 황홀해하던 참이었다. 문자 메시지 도착 알림이 띵동하며 올라왔다.
-내년 연구년 합격했어요!! 선생님 덕분에 면접 떨지 않고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당장 다다다다 느낌표가 잔뜩 들어간 답장을 입력했다.
-우와와와,,, 너무 축하드려요!!! 샘에게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될 거예요!!!! 정말 잘 됐어요!!
내 덕분이라고 했지만 전적으로 그 선생님 개인의 노력 덕분임을 안다. 1차 서류가 되었는데 2차 면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고 전화를 하셨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최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리려 노력하며 긴 통화를 했었고. 손톱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내겐 마냥 기쁜 일이다.
그 선생님과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고 같은 교과를 담당한다. 내가 현재 학교에 온 첫해에 같은 교무실에서 근무했다. 부서 이름이 학생생활인권부였던가, 하여튼 학교폭력 업무 담당부서였다. 그해엔 유독 학교 폭력 신고가 많았다. 나는 학교폭력 전담교사였다.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업무가 전입교사인 내게 맡겨진 것이었다. 일 년간 수 십 건의 학교폭력 사안을 담당하면서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던 한 해였다.
같은 교무실에서 근무하는 그 선생님도 비슷한 성격의 힘든 일을 맡으셨었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눈빛으로 응원과 위로를 나누곤 했었다.
다음 해에 나는 도망치듯 그 교무실을 벗어났다. 남겨진 그 선생님은 학생 인권 부장을 맡으셨다. 올해까지 2년째 그분이 학생부장으로서 겪은 시간의 고충은 말하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도 남는다. 그래서 나는 그 선생님의 연구년 합격 소식이 그 무엇보다 기쁘고 반갑다.
3년째 학생부 교무실에 있었다면 그 누구나 병이 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학생인권부장을 2년이나 하셨으니, 그 선생님은 정말 쉬셔야 한다. 잠시 쉬어가지 않고는 남은 교직 생활을 건강하게 마칠 수가 없다.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되어 에너지가 남아나지 않는 일, 중학교의 학교폭력 업무.
모든 합격은 행복이다. 합격하실만한 분이 되셨으니 더욱 기쁘다. 연구년으로서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하여 멋진 연구도 수행하실 것이 분명하다. 화려한 가을 단풍 나무 아래에서 나는, 진심 가득 담긴 축하의 박수를 치고 또 쳤다. 그분의 연구년이 너무 반갑다.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