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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a Mar 30. 2017

노래하며 앉아 있어요

8월 어느 여름밤의 옥상 공연



카페 요요무문의 옥상에 작은 무대가 생겼다




8월, 한 여름의 어느 저녁

카페 요요무문에서 첫 옥상 공연이 있었다.

조리퐁씨의 블로그로 처음 알게 된 전찬준 씨는 태국과 제주도를 여행하며 만든 노래로 앨범을 냈고
지금은 협재에서 제주민으로 살고 있는 초보 목수(?)겸 싱어송라이터 가수이다.

옥상에 마련된 작은 무대 위엔 기타 하나가 놓여있었다.
오름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의 태양은 황금색에서 붉은색으로, 다시 보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조용히 무대로 올라와 기타를 잡은 그는 아무 말없이 첫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하며 앉아 있어요

의자에 고인 빗물 닦아요

손이 젖었는데, 왜 갈증이 풀리는진

알 수가 없어요



덤덤하게 홀로 읊조리는 듯하지만 듣는 이가 되려 위로를 느끼는... 그의 가사들이 좋다.
그리고 그 노랫말이 가슴에 닿도록 전해주는 담백한 기타 선율이 참 좋다.
어느새 경계가 없어진 하늘과 바다 사이를 희미하게 밝히던 한치 잡이 배들.
한 김 식은 밤바람은 부드럽게 볼을 스치고 기타 소리는 파도에 섞여 부서진다.
퇴직 후 무작정 내려온 제주에서 한 달이 다 되고서야 비로소 느껴보게 되는 것.



아, 나 지금 제주에 있구나...!





글/그림 YONA

instagram.com/wheres_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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