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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a Mar 30. 2017

줄 서서 먹는 맛

TV 나오기 전부터 원래 줄 서는 집 경험담





게스트하우스에 묵는 손님들이 제주도 맛집투어를 하는 걸 보면서

여기 있는동안 유명한 맛집에 한 번씩 가보는 것도 나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다른 관광객들처럼 빡빡한 일정도 없고 비행기 시간 때문에 초조할 필요도 없으니

'시간'은 내 무기 였다고나 할까.



태양이 작렬하는 7월의 12시. 기절할 것 같았던 한 시간 반 동안의 줄 서기.

굳이 바다전망을 보겠다고 옥상에 올라가 땀 한 바가지 흘리면서 마셨던 생맥주와 떡볶이는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더워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떡볶이는 딱 좋게 칼칼했고 한치 튀김은 바사삭 부들부들 담백했다.
'한 시간 기다려서 먹을 맛은 아니다'라는 평을 듣기엔 좀 억울할 만한 작은 분식집이다.
떡볶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의 맛을 느꼈으면 된 거 아닌가...!

밖에 줄 서서 기다릴 때는 무의식 중에라도 돌담에 기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돌담 주인인 할아버지가 지켜보고 계시다가 바로바로 혼내러 나오시기 때문에.



여느 때의 성수기였으면 두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 곳이었지만 마침 제주도엔 강풍과 비바람을 동반한 늦은 장마가 한창이었다. 그나마 샀던 제주행 비행기표도 취소 할판인... 관광으로선 최악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최악의 날씨 상황을 노린(?) 덕분에 가볍게 20분을 기다린 뒤 들어갈 수 있었다.

전복돌솥밥은 전복게우로 볶아 진하고 고소한 밥 위에 뽀얀 전복살이 넉넉히 올려져 있다.
밥 안에 설설 섞인 단호박도 참 맛있고, 마지막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누룽지도 매우 매력적이다!

이곳은 메뉴가 몇 개 없을뿐더러 음식도 바로바로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건 도대체 하루에 몇 그릇이 팔려나가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제주시에 올래국수, 자매국수가 있다면 성산엔 가시아방국수가 있다. 이곳의 매리트는 제주시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지만 결코 맛과 질에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좋아 보인다. 이런 곳이니 사람들이 몰리는 건 당연하다. 가게 앞은 카운터에서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내 경험을 바탕으론 평균적으로 40분 정도씩은 기다렸던 것 같다. 난 이곳에선 개인적으로 국물 국수보다는 비빔국수를 좋아한다. 맛깔난 양념장으로 버무린 국수 위에 윤기가 흐르는 돔베고기 다섯 점을 푸짐하게 올려주시는데 심지어 국수를 곱빼기로 주문해도 추가금은 없다.




게하스텝 시절 손님들이 하도 맛있냐고 물어봐서 직접 먹어보러 갔던 곳. 결론은...가볼만 하다.
자극적이고 얼큰한 맛이 당길 때 딱! 그냥 매운 맛이라기엔 뭔가 독특한 국물 향이 있는데 아마 팔각 등 의 향신료가 들어가는 것 같다.
목젓을 때리고 넘어가는 돔베땡초김밥 또한 별미다.




 


글/그림 YONA

instagram.com/wheres_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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