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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a Mar 30. 2017

잠깐 멈춰도 돼

너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봐





때로는 멈추는 불편함이
더 멀리 더 오래 날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잠시 멈춰서서 물질중인 해녀들을 바라본다




사회생활 7년차,
괜찮은 이미지의 외국계 회사를 돌연 그만두었다.
이직이나 유학 같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이리저리 구르고 깎여서 둥글둥글 다듬어진 그럴싸한 껍데기는 생겼는데 정작 그 안에 나는 사라져가고 있었다.
반복되는 오늘이 주는 편안함 속에 숨어서 내일을 불안해하기만 할 뿐,
직장이라는 사회가 만들어 준 방어막이 나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잠시 멈추기로 했다.


여행용 자전거 한대를 사서 제주도 해안과 중산간 길을 따라 15일동안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홀로 텅 빈 길을 달리며 지난날들을 되돌아보았다.


나 자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생각했다.
또 내가 얼마나 약한 사람인지도 생각했다.


스스로를 어지럽히던 바람들을 그렇게 하나씩 잠재우고 나니 비로소 아름다운 제주도의 바다와 오름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문득 이 아름다운 곳에 머물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너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봐.'


제주도.
이곳이라면 나를 이해해줄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글/그림 YONA

instagram.com/wheres_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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