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분식
범일분식의 순대국은 들깨가루가 잔뜩 올려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들깨가루가 섞인 얼큰한 국물은
마치 진한 오리탕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안엔 제주도식의 무거운 속 재료가 들어간 순대와
쫄깃한 내장들이 넉넉히 들어있다.
짭짤하고 매콤한 깻잎장아찌를 한 장 올려 먹으니
단돈 7000원에 이토록 든든하고 완성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조금 감동적이었다.
내가 이 으슬으슬하고 축축한 제주에서 며칠을 고생하다
오늘날 이 순댓국을 마주하게 된 순간은 마치 운명인 듯 했다.
글/그림 Y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