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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a May 06. 2017

성게미역국

순희밥상




난 자전거로 제주도를 여행 중이었고 그날은 종달리의 '수상한 소금밭'에 묵고 있었다.
혼자 제주도에서 생일을 맞은 내가 걱정되어 안부를 묻는 친구들은 밥이라도 잘 챙겨 먹으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며칠째 대충 눈에 보이는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운 탓에 
오늘은 제대로 된 밥 한 끼가 먹고 싶어졌다.
저녁때를 조금 넘긴 시간이라 주문이 가능한 밥집을 겨우 찾아갔는데, 그곳이 바로 순희밥상이다.
그리고 메뉴 중에 눈에 들어온 '성게미역국'.

작고 소박한 식당 안엔 나 혼자뿐이다.
지글지글 생선을 굽고 반찬을 담아내는 소리에 엄마가 집에서 저녁밥을 차려주시던 모습이 생각났다.

괜히 울컥해진다.
엄마한테 지금 미역국을 먹는다고 문자를 했다. 

잘했다고...제주도에서 돌아오면 맛있는 밥을 해주시겠다고 하신다.

엄마는 도저히 날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세상 누구보다 날 이해하고 싶으셨겠지.
난 늘 부족한 딸이다.





글/그림 YONA

instagram.com/wheres_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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