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시간이 필요하다

심플 라이프

by 봄부신 날

[무슨 일이든 시간이 필요하다]

(제시카 로즈, 심플 라이프, 26쪽)


"하루쯤 숙성하면 맛이 더 좋아집니다."
가끔 셰프들이 이런 말을 한다.

회는 무조건 갓 잡았을 때, 갓 회를 떴을 때가 가장 맛있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회도 하루 정도 숙성시켰을 때 더 단 맛이 난다는 걸 알았다.

숙성된 음식을 맛보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기다린다는 것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결과른 보고 싶은 욕망을 눌러야 한다.

'숙성'이란 단어의 글자를 서로 바꿔 배열하면 '성숙'이 된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천재로 알려진 모짜르트도 베토벤도 모두 지독한 연습 시간을 가졌다.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든 것이 인고의 시간이 길게 깊게 숙성되어가는 과정이다.

이제 무언가를 막 시작했는데,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갔는데, 이제 막 졸업했는데, 이제 막 입사했는데,

사람들은 성숙한 결과를 즉시 요구한다. 사람들은 안달복달한다. 즉시 자신의 경지에 이르기를 원하고, 자신과 비교해서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일을 못 한다고 평가한다.

그러지 말자. 처음엔 모두 서툴다. 처음엔 모두 낯설다. 어쩌다 한번 잘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 잘할 수는 없다.

“늦게 꽃을 피우는 나무가 가장 좋은 열매를 맺는다.” (26쪽)

내가 직접 이 부분을 확인해보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가 있더라도 조금 더 인내를 갖고 기다려주길.


언젠가는 꽃을 피울 터이니, 조금 더 숙성의 시간을 가지는 중일 테니,

나의 또 다른 이름으로 논어에서 따온 ‘후조’를 사용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비유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가장 늦게 시들거나 가장 늦게 꽃을 피우거나,
다른 나무에 비해 가장 늦다는 것은 같다.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가장 늦게 시드는 소나무와 측백나무처럼 푸르른 젊음, 푸르른 어설픔, 푸르른 모험이 늦게까지 계속,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진행되는 사람들이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내면아이가 무의식 속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득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다그치지 말고, 숙성의 시간을 주자. 나에게는 인내의 시간을, 기다림의 시간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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