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일기] 드디어 교회가기 성공

와, 한 달만이다.

by 봄부신 날

[공황장애 일기] 드디어 한 달 만에 교회 가기 성공



드디어 한 달 만에 자력으로 걸어서 교회 언덕길을 걸어 올라 교회에 가는 데 성공했다. 지난 주 연속으로 이어진 짧은 거리의 걷기에서 연속으로 과호흡 불안으로 실패를 거듭했다.



월요일 두 번의 짧은 걷기에서 실패한 뒤 수요일에는 예기불안으로 저녁 수요예배를 위해 차에 타서 운전을 시작하자마자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결국 수요예배 때 아내를 내려주고 나는 차 안에서 기다리며 비상약을 먹고 호흡을 조절해야만 했다.



그런데 금요일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서 다시금 다짐을 했다.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보자. 자꾸 걸을 때 생기는 과호흡에 대한 불안이 있다보니 걷는다는 생각만으로 이미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 일단 재활용쓰레기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정도의 거리까지는 큰 걱정없이 나갈 수 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어떤 기대나 목표를 가지고 걸어야지, 마음 먹기 시작하면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엄청난 가슴 압박과 통증이 생기면서 과호흡이 일어난다. 그 상태를 방치하면 숨을 쉬기 힘들어지고 급기야 죽을 것만 같다는 공황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일단 과호흡이 생기지 않도록 걷기 목표를 공황장애 극복으로 잡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산책하듯이 다른 생각을 하며 걷는다. 걷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금요일은 가는데 15분, 되돌아오는 데 15분 해서 거의 3000보를 걷는데 성공했다. 물론 15분 걸으면서 호흡이 힘들어져서 어지럼증이 생겨 되돌아올 때에는 한참 동안 호흡을 골라야 했지만, 집에 오자마자 비상약을 먹고 침대에 드러누워서 한참 동안 호흡을 골라야 했지만, 결국 해냈다.



그것이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 주일(일요일)에는 왠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갈 수 있지 않을까?



아내는 걱정이 되는지 자꾸 괜찮냐고 물어본다. 괜히 그렇게 교회에 왔다가 과호흡이 심해져서 예배도 드리지 못하고, 예배도 방해하게 될 수 있어 하는 걱정이었다. 천천히 올라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만약 가다 힘들면 되돌아가 차에 있겠다고 했다.



아내를 내려주고 언덕을 내려가 주민센터 주차장 빈자리에 주차를 했다.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걸음을 뗐다. 이번에도 못가면 평생 못 갈지도 몰라. 이번에는 이겨내야 돼.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나는 천천히 걷는 사람이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상관 없어,


나는 마음 속으로 노래를 부르며, 다른 것에 집중하며 호흡을 골랐다. 답답한 듯 뒷사람들이 나를 추월해갔다. 나는 살짝 몸을 옆으로 틀어 좁은 길에서 그들이 먼저 올라가도록 했다.



긴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교회 앞에 도착했다. 예배는 이미 시작하고 찬양인도자 청년이 열심히 찬양을 부르고 있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비상약을 꺼내 물과 함께 삼켰다. 이제는 심하게 요동치는 호흡을 골라야 했다. 어지럼증이 몰려왔다.



맨 뒷자리로 가서 구석에 앉았다. 성경책도 꺼내지 못하고 10여분을 추스렸다. 성도가 다 함께 일어서는 순서에서도 나는 눈을 감고 호흡을 골랐다. 그렇게 20여분 이상이 지나서야 나는 겨우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반주를 하느라 맨 앞쪽 왼쪽에 있다보니 내가 온 사실을 몰랐다. 사실 나는 맨 앞 아내 뒤에 앉는데, 아내는 내가 자리에 없으니 불안해졌나보다. 문자까지 보냈다는데 나는 휴대폰을 꺼낼 힘도 없었고 그저 정신 차리기에 바빠 확인도 하지 못했다.



마침 설교 제목도 "창조와 재창조"였다.


2024년은 나도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재창조되면 좋겠다.


절망과 소망과 희망으로 뒤범벅된 짧은 일주일이었다.


이제 조금은 더 큰 희망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은 월요일인데, 사실 너무 추워서 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를 버리고는 금방 들어와버리고 말았다. 오늘은 무력감이 날 휘감으려고 해서 그것과 싸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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