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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Mar 09. 2024

(책꼬리단상) 나는 담배연기에 예민한 사람입니다

[나는 담배연기에 민감한 남자입니다]

아직도 도서관에서 빌려온 빌 브라이슨의 "바디"를 읽고 있습니다. 오늘이 2주가 되는 반납날인데 반납연기를 신청하고 계속 읽고 있습니다. 양도 방대하고 다루는 분야도 많아 읽는 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됩니다.


(바디, 307쪽, 심호흡, 허파와 호흡편)


담배 얘기가 나오네요.

담배 제조사로부터 연구 지원을 받은 과학자들은 쥐 실험을 하고 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으나, 사람에게서는 그렇게 밝혀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1950년대 초에 담배 필터를 처음 도입했는데, 사실 필터를 넣으면서 예전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광고를 하며 필터 담배 가격을 올렸는데, 담배 맛을 더 강하게 느끼도록 더 강한 담배를 쓰면서 실제로는 타르와 니코티는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됐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책에 나오는 것처럼 미국 흡연율이 18%라고 나오는데, 이건 매우 적은 수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많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 것 같은데 미국이 18%라고?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자료를 찾아보니 2022년에 17.7%라는 통계가 있긴 하네요. 다른 자료에서는 통계청 2020년 기준 19세 이상 20% 정도이고 남성 흡연율은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1998년에는 66.3%였다고 하니 놀랄 노자입니다.


저는 담배연기에 매우 예민합니다. 물론 담배연기뿐만 아니라 용접할 때 나는 연기, 연탄가스 연기 등 유해한 연기 냄새를 맡으면 두통을 심하게 앓습니다.


젊은 청년 시절에는 길거리에서 흡연하며 지나가는 사람의 담배 냄새를 맡고는 일주일씩 아무 일을 못할 정도로 심하게 두통을 앓곤 했습니다.


군에서 팀스피리트 훈련에 차출되어 오랜 기간 바깥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 그때 고참들이 저를 끌고 산으로 올라가서 담배 안 피우면 오늘 밑으로 못 내려갈 줄 알아라 하면서 억지로 제게 담배를 물리고 폐 안으로 삼키라고 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죽을 것만 같아서, 군대고 뭐고, 고참이고 뭐고 그냥 도망쳐 나왔습니다. (물론 고참들이 다 아는 사람들이고 장난 반 이었지만, 그때는 마음의 실체를 몰랐기 때문에 상당한 압박과 두려움 속에서 그 일을 당했었죠.)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해가 1991년 1월입니다. 저 위 통계에 나오다시피 1998년에 남성 70% 정도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으니 1991년에는 더하면 더했지 그보다 적진 않았을 겁니다.


회사 사무실에서도 버젓이 담배를 피웠고, 집에서도 아버지들은 당연히 안방에서 담배를 피웠고, 아이들에게는 재털이를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늘상 시키고는 했죠.


회사에 입사하고 보니, 부서 회의를 하는데, 회의실 좁은 공간에서 모두 담배를 피우는 것입니다. 저는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인 주제에 회의실에 들어가면 보드판에 크게 <흡연을 삼가해주세요!>라고 쓰고는 금연 운동을 펼쳤습니다. 결국  회의실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도록 하는 암묵적 규율이 만들어졌죠.


지금도 그렇습니다. 담배를 막 피고 실내로 들어오는 분이 있으면 혀가 알알해지면서 두통이 시작됩니다. 제 예민함을 아는 아내는 얼른 마스크를 꺼내 쓰라고 신호를 줍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책 정리를 했습니다.

어제 당근으로 구매한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사할 때 이삿짐 VIP 이사를 지향한다는 센터분들이 마구잡이로 꽃아놓고 가버린 (심지어 책을 거꾸로 꽃아놓고 간 것도 부지기수입니다.) 책들을 일부 꺼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는 김에 정리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쉽지가 않네요. 이사올 때는 책장 칸마다 2중으로 꽉 찼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장르별로 정리하기가 역부족입니다.


아침부터 시작한 책정리가 지금 이 시간 이렇게까지는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책장에 꽃을 수 있는 만큼 반드시 보관이 필요한 책들은 최대한 넣어두고, 나머지 책들은 나눔을 하든지 해얄 것 같습니다.


담배 피우시는 분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가까이 가지 않는 건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담배 연기와 니코틴에 너무 예민해서랍니다. 저는 니코틴 냄새를 살짝만 맡아도 혀가 아립니다. 두통은 말할 것도 없구요. 당신을 싫어해서 악수를 안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반갑지 않아서 멀리 서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랍니다.


너무 예민해서 죄송하구요.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이 사는구나 그렇게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도 담배는 이젠 끊어도 좋지 않을까요?


책에서도 밝혔듯이, 흡연이 사망 원인의 5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하니까요.


 

오늘은 재즈를 들으면서 책 정리를 했답니다.

경쾌하고 소울 있는 목소리가 참 좋았습니다.

제가 아직 재즈는 초보라, 이제 이런 저런 음악을 들어보는 중입니다. 내고 있으신 분들에게 물어보고 반드시 들어야 하는, 소장해야 하는 음반들을 추천받아 사놓기도 했는데, 이젠 새로 사기는 어려우니 가지고 있는 음반, 열심히 들으려고 합니다.


재즈는 참 특이한 아름다움이 있네요.

책 정리하다 보니 하루키의 재즈 음악 관련해서 쓴 책도 보이던데(아직 안 읽어봤어요.) 좀더 다양한 음악, 좀더 다양한 책을 읽어보며 여러분과 얘길 나누면 좋겠습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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