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린치의 『인간 인터넷』 9쪽 머리말에서
그에 상응하는 지혜의 성장이 따르지 않는 지식의 성장은 위험하다.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식의 확장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되었다. 지식은 도처에 쓰레기 더미처럼(물론 지식이 쓰레기라는 뜻은 아니다.) 쌓여가고, 우리는 필요한 지식을 고르는 것이 또 하나의 지식이 되어 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지식은 확장되는 데만 그쳐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외현적 규모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내면적 크기도 같이 “성장”해야 자신의 소임을 다할 수 있다.
정보들은 세상에 태어나는 즉시 인터넷이라는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그릇에 몽땅 담기는데, 그 그릇은 우주만큼이나 끝없이 넓고 깊어 녀석이 어떤 옷을 입고 있든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허허허 웃으며 넉살 좋게 받아 준다. 그리고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그 정보를 기분 좋게 꺼내 보여주는데, 한국인의 대부분은 네이버라는 출입구를 통해 우주에 접속하고, 한국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대부분은 구글이라는 출입구를 통해 인터넷의 그릇에 잠수해 들어간다. 우주처럼 무한 팽창하는 인터넷 세계에 들어가는 출입구로 네이버와 구글만 간택된 이 사태는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바와 큰 상관이 없으므로 살짝 비켜 넘어가자.
정보들이 흘린 찌꺼기를 먹으며 어마어마하게 덩치가 커진 지식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경고 펀치를 날린다. 이렇게 덩치만 키우면 큰일 난다는 것이다. 덩치가 커가는 만큼 인격이랄까, 도덕이랄까, 하여튼 정신과 영혼도 함께 키워달라는 것이다.
이 책 <인간 인터넷>에서 저자가 말하는 바로 그것, 지식을 키워주려면, 영양분이 골고루 담긴 지혜도 함께 먹여주며 키워달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지혜를 먹이지 않은 지식만의 성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한다.(아마 그럴 것이다. 아직 책을 다 못 읽었으니 잘 모르겠지만 그럴 거란 느낌이 온다.) 사물 인터넷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엄청난 과학과 기술의 지식 베이스캠프로 자리를 잡고 있는 현시점에서, 반드시 형체도 없이 커져가는 그 사이버 지식에는 인격체와 비슷한 질량과 실체를 가진 지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혜의 성장이 따르지 않는 지식의 성장은 위험하다, 는 말은 버트런드 러셀이 주장한 것으로 그는 이때의 지혜를 지식과 의지와 감정이 결합된 것으로 보았다.
거창한 사물인터넷이니 유비쿼터스니 하는 말들과 연관시키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속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가 주지하는 것처럼, 지식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 과학과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수록 의지와 감정을 포함하는 지혜를 담아야 한다.
더 나아가, 도덕과 윤리 그리고 양심과 사랑, 배려, 긍휼 같은 가치들을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식은 자기 지식으로 인해 폭발하고 말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그렇게 그냥 파괴되도록 맡겨 둘 수는 없다.
책을 읽는 행위 속에도 겸손과 지혜를 담자.
책을 읽고 생각을 할 때도 도덕과 윤리를 생각하자.
책을 읽고 생각을 한 뒤 말을 할 때에도 사랑과 배려를 배려하자.
책을 읽고 생각하고 말을 하고 또 행동을 할 때에도,
그 손짓 발짓 몸짓 하나하나에 자비와 긍휼을 담고,
감정과 의지를 담자.
지식이 교만에 빠져 스스로 부러지지 않도록.
지식을 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내 머리도,
영양성분이 결여된 지식 덩어리로 가득 차 곧 부스러지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봄부신 날』 시인, 요나단 이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