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요나로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나 Oct 20. 2022

제한된 시간 안에서 나를 나로서 충족할 것

너무나도 어려운 글쓰기

글을 쓴다는 것은 굉장한 체력을 요구한다. 나는 항상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쉬이 행동으로 옮기지를 못한다. 부담없는 글쓰기를 지향하고 싶지만,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나의 글을 본다고 생각하면 한 글자를 적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말이 있다. 그런 비난은 듣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과연 일기장이 아닌 곳에 적어도 되는 글인가? 그것도 아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 깊이가 있고 품격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엔 내 식견이 무척이나 모자라다. 알고 있기에 쓸 수 없다. 쓸 수 없어서 쓰지 않고, 쓰지 않기에 필력은 제자리에 멈춰 오도가도 안한다. 이건 핑계다. 핑계라는 걸 나 자신이 인지하고 있다. 항상 읽고, 공부하고, 온몸으로 느끼는 삶을 살아야 한다. 무지하게 흘러가는 하루는 잠재력을 방해한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혹은 잠든 채 보는 환상의 세계까지 포함하여,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은 단순히 피곤하다고 해서 놓쳐도 되는 것들이 아니다. 모든 요소를 끌어안고 품어내야만 만족스러운 형태로 배출할 수 있을 테다. 


그래, 세상살이는 쉽지 않다. 이토록 표면적이기만 한 글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알고 있다면 죽을 정도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오늘도 다짐 또 다짐을 한다. 언제쯤 나는 나에게 만족할 수 있을까? 내 평생이 흘러도 나를 나로서 충족하지 못한다면 내 삶은 과연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후회가 가득한 최후는 맞이하고 싶지 않다. 죽어가는 내 시간 속에서 하나라도 이루고 싶은 건 어찌 보면 본능이다. 그리고 욕심이다. 숭고한 욕망이다. 그렇기에 절대로 쉬면 안 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번역, 두 얼굴의 수수께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