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마련에 유용한 정보들
형편이 녹록지 못해 대학원 진학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한 바 있듯이, 대학원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등록금은 학부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고, 여기저기 돈 쓸 곳은 많으니 등골이 휘는 기분이다. 또한 대학원생 정도면 마냥 젊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별다른 수입 없이 연구에 몰두하기에는 졸업 후 진로나 연애와 결혼 문제, 주위의 기대 등 여러 현실적인 고민들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특히 '교수되기'가 최대의 꿈일, 전일제 일반대학원생들에게는 더더욱).
연구에 재능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이유들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박사 되기를 포기하고 있다. 연구가 너무 좋아서 오직 연구에만 몰두하고 싶어도 당장 가진 돈이 없어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기가 부담스러워 눈물을 머금고 여러 가지 알바들을 병행해야만 하는 것이 현재 많은 대학원생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러나 어쩌하랴, 당장 그런 열악한 현실이 바뀌길 기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이니 그저 감내할 수밖에. 앞으로 점차 나아져야 할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학원생들의 처우 개선이 점차 이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럼에도 연구를 포기할 수 없다면, 당신이 학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 그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연구자의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진정 학문에 큰 뜻을 품은 이들을 위한 길은 반드시 열려 있으니까 말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것은 바로 그러한 이들을 위해 써보는, 대학원 등록금 마련을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이다.
1. 성적장학금
학문 분야별로, 학교별로 세부적인 부분들은 상이하지만 대체적으로 각 대학원에는 대학원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장학금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우선 학부 때와 마찬가지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들을 위한 성적장학금이 존재한다. 대학원 수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높은 학점들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한 장학금이다. 대학원은 학부와 달리 절대적인 학생 수도 그리 많지 않으므로 경쟁률도 그렇게 높진 않다. 또 한 가지 더, 대학원 수업의 성적 평가 방법은 학부 수업과 약간 다르다. 대학원의 기본 교육은 '연구'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학부 때 암기하고, 시험 치는 평가 방식에 익숙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대학원에서는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꽤 있다.
2. 조교 장학금
대학원생들은 연구 조교, 학과 조교, 학부 수업 조교 등 여러 가지 조교 업무를 맡을 수 있는데,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적게는 한 달 생활비 수준부터 많게는 한 학기 등록금을 충당할 정도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각 조교가 하는 일을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연구조교는 말 그대로 연구 활동과 관련된 여러 가지 행정적 절차들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 가령 이들은 연구실 별로 분기마다 주어지는, 연구 관련 예산 한도 내에서 각종 연구 명목상의 비용 처리 업무를 할 수 있다(연구물품 구입, 연구실 설비 보수 등). 학과 조교는 학과 사무실에서 근로활동을 하는 조교를 말하며 학부 수업 조교는 교수님을 도와 학부 수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보조 업무를 맡게 된다. 시험 감독관 일을 하거나 학부생들의 리포트, 시험지의 채점을 돕는 식이다. 대개의 대학원생들이 등록금 충당 목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이 조교 활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업무 강도 대비 장학금의 액수도 비교적 클뿐더러 근무지가 '학교'이므로 수업 및 연구 활동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조교 활동은 보통 한 학기 동안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며 경우에 따라 두 학기 이상 이어질 때도 있다.
3. 연구 프로젝트 참여
교수님들의 주된 실적 가운데 하나는 바로 '연구 프로젝트 실적'이다. 이는 대개 정부나 민간 기업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연구지원사업에 응모해 연구 관련 예산을 끌어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연구 프로젝트 수행 실적은 곧 교수의 대외적 역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분이 만약 연구 능력이 뛰어나거나 연구 활동에 열성적인 교수님 밑으로 들어갔다면 아마 심심찮게 연구 프로젝트 참여 연구원직 제의를 받게 될 것이다. 연구 프로젝트는 대개 교수와 박사급 인력들이 주가 되지만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에는 각종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석사급 인력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당신이 평소 열심히 대학원 생활에 임해왔다면, 혹은 연구 프로젝트 주제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보일 수 있다면 충분히 연구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매달 연구원 월급이라는 것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4. BK21 사업 장학금
대학원 입시를 위해 각 학교들의 모집 요강을 보다 보면 간혹 'BK21 사업'에 선정된 학과들이 눈에 띌 것이다. BK21사업에 선정된 학과에는 정부가 연구 인프라 육성 명목으로 배정한 지원금이 투입되는데 이때 몇몇 학생들이 선발 과정을 거쳐 'BK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그에 따라 소정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5. 아르바이트
대개의 연구실에는 휴일과 '출퇴근' 개념이 있다. 따라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연구실에 나가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등록금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리학 대학원생은 통계에 비교적 익숙하므로 데이터 엔트리, 데이터 코딩, 기초적인 통계 분석, 추론 통계에 대한 어드바이스 등 몇 가지 통계 관련 아르바이트 활동을 노릴 수 있다. 그밖에 영어 번역 아르바이트, 학원 데스크 업무, 과외 등도 연구 활동과 병행하기 무난하다.
6. 일반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이것 저것 장학금 정보에 신경을 쏟는 것이 영 귀찮다면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다. 한국장학재단을 이용하면 일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 역시 대출받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학자금 대출을 생각할 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학원생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 학자금 대출은 학부생들이 이용하는 '든든 학자금 대출'과 다른 상품이라는 것이다. 일단 일반 학자금 대출은 든든 학자금 대출보다 이자가 높다. 거치 기간이 그리 길지 않으며 든든 학자금 대출처럼 소득 발생 전까지 이자 상환을 유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거치 기간이 종료된 그 순간부터 바로 이자 상환이 시작되는데 만약 거치 기간을 짧게 설정했다면 심지어 대학원 생활을 마치지도 않았는데도 이자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반 학자금 대출을 받기 전, 여러 가지 조건들을 꼼꼼히 살펴봐야만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성적 장학금과 조교 장학금을 받게 되면 다음 학기에는 장학금의 액수나 성격 등에 따라 일반 학자금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 부분 역시 기억해두자.
※ 앞서 이야기했듯, 장학금 제도는 학교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기 전에 꼼꼼히 관련 정보들을 알아두도록 하자. 그리고 학교에서 제공되는 장학금 외에, 민간 재단들에서 제공하는 장학금 제도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관련 정보는 각 대학원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이나 학과 사무실에 한 번 문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