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컨택, 꼭 해야 하는가?
심리학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이 두려워하시고 걱정하시는 것이 바로 교수님 컨택에 대한 부분이다. 아직 컨택의 개념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컨택이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연구실의 교수님께 미리 연락을 드리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비 지원자들은 컨택을 통해 1) 교수님께서 이번 학기에 신입생을 충원할 계획을 갖고 계신지, 2) 연구실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연구들을 주로 수행하고 있는지, 3) 현재 나의 연구 관심사가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4) 장학금이나 연구 프로젝트 인건비 등 지원 제도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들을 얻기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컨택의 여러 가지 기대 효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컨택 과정 그 자체를 두려워한다. 특히 대부분은 교수님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것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다. 용기 내어 메일을 써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거나 원론적이고 사무적인 응답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혹은 컨택 과정 그 자체가 교수님께 큰 결례는 아닐까, 그래서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컨택, 하는 것이 옳을까? 합격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즉, 누군가는 대학원 준비 과정에서 컨택을 하지 않고도 합격한 반면, 누군가는 컨택을 한 덕분에 대학원에 보다 수월하게 입학할 수 있었다고 믿기도 한다. 컨택은 필수인가? 답은 모른다. 컨택을 하든, 안 하든 합격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문제는 과연 어떤 선택이 대학원 입학에 유리하게 작용할 확률이 조금이라도 더 높겠는가 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밑져야 본전'이다. 안 해도 되지만 기왕이면 해보는 것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교수님들께서는 컨택에 대해 매우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강점과 연구 계획을 피력하며 연락해오는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교수 일이 너무 바빠 쉴 새 없이 날아오는 컨택 메일들에 심드렁하게 반응하시는 분들도 있다. 혹은 컨택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오로지 입시 과정에서의 서류 평가, 면접, 고사 등으로만 지원자들의 적합성을 평가하겠노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원자의 입장에 서 있는 우리가 이러한 교수님들의 속내를 알 도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지도 받길 희망하는 교수님이 컨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한 것들은 일단 컨택을 해 보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컨택 그 자체 때문에 '마이너스 평가'가 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입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되거나, 아니면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다시 말해 컨택 메일 그거 하나 보냈다고 여러분을 나쁘게 보실 교수님은 없다는 뜻이다.
정성을 다해, 그리고 공손하게 컨택 메일을 보내라. 컨택 메일에는 간략한 자기소개, 하고자 하는 연구 방향, 해당 연구 방향과 관련된 자신의 경력사항 및 준비사항, 자신이 왜 교수님의 제자가 되어야만 하는지, 앞으로의 포부나 진로 계획 등의 항목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성껏 항목들의 내용을 채워 컨택 메일을 보냈다면, 이제 컨택 건은 머리 속에서 깨끗이 지워라. 언제까지? 교수님이 답장을 보내오실 때까지. 그리고 이제부터는 스터디나 통계 공부, 영어 공부, 학업(연구) 계획서 작성 등 여러분이 하던 일로 돌아가라. 굳이 컨택 결과에 전전긍긍하고 있어봐야 그다지 도움될 일은 없을 것이다.
혹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없다면 메일을 한 번 더 보내라. 그래도 답장이 없다면 컨택은 과감히 포기하라. 그 정도면 충분하다. 비록 교수님과의 컨택에는 실패했지만 여러분의 노력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컨택을 준비하면서 여러분들은 열심히 교수님의 연구 내용들에 대해 알아보고 나름 분석, 정리해보는 과정들을 거쳤을 것이다. 교수님의 연구 방향이 나 자신의 연구 방향과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여러 번 고민해보았을 것이다. 명심하라. 컨택은 못 하게 되었어도 결과물들은 여러분의 손에 남는다. 그러한 고민의 흔적들은 분명 앞으로 여러분이 학업(연구)계획서를 쓰거나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볼 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