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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스터디가 처음이라면?

  심리학 대학원 진학 준비를 위해 필수적으로 보아야 할 책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될 수 있다. 심리학개론, 그리고 전공책(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사회심리학, 발달심리학, 인지심리학 등)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심리학개론은 희망 전공을 불문하고, 심리학 대학원을 희망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공통 과목이다. 필기 시험이나 면접 등에서는 심리학개론에 담긴 내용들이 자주 등장하므로, 입시 시즌이 다가오기 전까지 최소 2-3회 이상 정독하고 주요 내용들을 암기해둘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전공책의 내용을 숙지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전공책의 경우에는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에 해당하는 것만을 보면 된다. 임상 전공을 희망한다면 임상심리학, 사회 전공을 희망한다면 사회심리학, 조직 전공을 희망한다면 조직심리학, 이런 식이다(물론, 몇몇 전공 분야들은 '관계'가 무척 가까우므로 두 종류 이상의 전공책을 공부하는 것이 매우 권장된다. 대표적인 예가 임상/상담 전공, 사회/성격 전공, 산업/조직 전공, 인지/생물 전공, 광고/소비자 전공 등이다. 즉, 만약 여러분이 임상 전공을 희망한다면 상담심리학 책도 같이 보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사회 전공을 희망한다면 성격심리학 책도 필요하다).



일명 'JPSP'. 심리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 가운데 하나로, 사회 분야와 성격 분야가 얼마나 서로 가까운지를 잘 드러내주는 매우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 막 심리학 대학원 준비를 시작했는데, 무엇을 준비해야할 지 몰라 막막한가? 일단 심리학개론 책부터 펴는 것이 시작이다. 심리학개론에 실린 여러 심리학 분야들의 기초 이론들을 살펴보면서, 도대체 심리학이란 어떤 학문인지 제대로 한 번 탐색해보라. 심리학사, 연구방법론부터 시작해서 사회, 발달, 임상, 상담, 성격, 조직, 인지, 생물 심리 분야 내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탄탄한 이론들을 보며 여러분의 '주요 관심사'를 확인하라. 한편 여러분이 평소 가지고 있던 '심리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는 얼마나 다른지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본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대학원에 가서 공부해보고 싶은 심리학적 개념들은 어떤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라. 


  사실 처음 심리학개론 책을 볼 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즉, '심리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 그리고 '나는 왜 심리학을 배우길 희망하는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와 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보는 것이면 좋다. 굳이 당장 '답'을 내지 않더라도, 생각해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굳이 처음부터 어깨와 목에 힘 주고, 열심히 필기해가며 하나 하나 치열하게 정독하고 암기할 필요는 없다. 심리학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긴장감을 유지한 채, 심리학개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훑어보라. 그 이후, 본격적으로 심리학개론 책을 파고들며 암기를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아무리 심리학'개론'이라 한들, 책이 너무 두꺼운 나머지 버겁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심리학을 배우는 것은 처음이라 생소한 내용들 투성인데, '개론'이랍시고 보아야 하는 내용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그럴 때는 잠시 심리학개론 책으로부터 눈을 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는 심리학개론 강의도 찾아보고, 한국심리학회 홈페이지에 있는 심리학 기초 정보도 찾아보고, 교육방송의 '지식채널e' 등에 맛깔나게 소개된 심리학 실험들을 한 번 찾아보라. 심리학개론에서 새롭게 보게 된 심리학 용어, 심리학 실험이 있었다면 그것들에 대한 내용을 유튜브 동영상 등의 매체에서 한 번 검색해보라. 잊지말라. 여러분들은 흥미로우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제작된 심리학 관련 컨텐츠들을 통해서도 심리학을 배울 수 있다.



한국심리학회 내 '심리학 세상(psychology world)' 파트에는 여러가지 흥미롭고 유익한 심리학 컨텐츠들이 가득하다 



  전공책을 보는 요령도 심리학개론의 경우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일단 '살살' 시작하라. 심리학을 너무 무겁고 딱딱한 학문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천천히 읽어보며 심리학자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한편, 심리학에 대한 여러분만의 자유로운 생각들을 끄집어 내어볼 것을 권한다. 몇 번이라도 좋다. 책을 읽다가 잠시 덮고, 생각해보라. 눈을 감고 가만히 반추하다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노트 한 켠에 끄적여보는 것은 어떨까. 왜냐하면 그렇게 심리학에 대한 여러분만의 생각들을 층층히 쌓아, 심리학과 여러분 사이의 라포(rapport)를 형성해가는 것이 곧 심리학 스터디의 시작점이요, 어쩌면 궁극적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방향이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심리학 이론 하나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할 지 모른다.






 심리학 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심리학 스터디를 하면서 오로지 전공 서적들에 실려 있는 내용들을 받아 적고 암기하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 대학원 입시에서는,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학 전공 지식 그 자체보다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여러분의 진지한 태도와 열정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실 대학원 입시에서 다뤄지는 심리학 전공 지식은 단지 '기본 자격'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결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시 말해, 전공 지식이 필요한 순간은 잠깐이다. 학업(연구)계획서, 자기소개서, 면접 등 대부분의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전공 지식이 아닌, 심리학에 대한 여러분만의 독특하고 깊이 있는 생각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심리학 스터디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 분명하지 않은가? 여러분은 과연 무엇으로, 여러분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 



밑줄 치고 암기하는 시간은 조금 줄여라. 
그리고, 심리학과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시간을 지금보다 더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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