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심리학 연구, 한 눈에 간파하기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기본적으로 머리 속에 어떠한 틀(frame)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각종 심리학 연구들을 접할 때면, 그 틀에 기초해서 해당 연구에 대한 이해를 시작하고, 또 그 틀에 기반하여 자신이 읽은 연구 내용을 정리해 둡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이 틀을 가지고 있다면 심리학을 보다 능숙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A 하면 B 하다



  여기서 A란 독립 변인(IV, Independent Variable)을 의미합니다. 즉 어떠한 사건의 '원인'이 되는 변인을 말합니다. 연구자는 A가 어떠한가에 따라 어떤 다른 결과들이 발생하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다음으로 B는 종속 변인(DV, Dependent Variable)을 의미하는데, A라는 독립 변인에 따라 같이 변하는 '결과' 변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령 '성장 동기(Growth motivation)가 학업 성적(Academic Performance)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을 때, '성장 동기'가 바로 독립 변인이고 '학업 성적'이 '성장 동기'에 따라 종속적으로 변화하는 종속 변인이 됩니다.


  뭐, 구구절절 설명하긴 했지만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의 개념은 아마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 시간이나 과학 시간에 많이 접해봐서 익숙하실 겁니다. 일견 뻔해 보이는 사실이고 기초 중의 기초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A 하면 B 하다' 라는 핵심적 틀(frame)을 잊지 않고, 의식적으로 활용해 본다면 앞으로 심리학 연구를 이해하는 데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대개 대학원에 와서 본격적으로 심리학 연구를 접할 때,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그만큼 이해도 느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 틀에 익숙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Review 논문이나 이론 논문, 일부 질적 연구 논문 등을 제외하고 대개의 심리학 연구들은 모두 이 틀 안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단 심리학 논문들을 보시면 대개 연구 제목들부터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A가 B에 미치는 영향', 'A와 AA가 B에 미치는 영향', 'B에 대한 A의 효과 검증', 'The effect of A on B', 'The role of A in B', 'How A affect B?' 등등 연구 제목에는 독립 변인(A, AA)과 종속 변인(B)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서는 연구의 제목만 보셔도 이 연구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 핵심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머리 속에 이 연구의 '독립 변인-종속 변인' 연결 고리를 만든 뒤 본문을 읽으면 됩니다. 이 틀을 알고 들어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이해의 정도 및 이해의 속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심리학에 대한 강연이나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맥락에서 무엇보다 'A 하면 B 하다'를 간파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그 심리학 연구는 거의 다 이해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틀을 중심으로 주변 정보들을 머리 속에 정리해 나가시면 됩니다. 그래서 사실 심리학 논문이든, 블로그 소개 글이든, 인터넷 기사든, 연구 발표든, 강연이든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여러분들의 이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전달받는 내용의 문제일 수가 있습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서 계속 심리학 연구들을 접하면서 연습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제목을 보고, 관련 내용을 읽으면서 가장 핵심적인 두 축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는 연습을 말이죠. 또한 모든 심리학 연구가 단순히 'A 하면 B 하다'로 끝나는 건 아닙니다. 독립 변인이 다수일 때도 있고, 종속 변인이 다수일 때도 있습니다. 혹은 변인들 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형태의 연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다양한 연구 설계들도 결국 'A 하면 B 하다'라는 핵심적인 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A-B' 관계들 속에서도, 저자가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하나의 'A-B'관계는 분명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심리학 연구 해부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