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래서, 메타인지가 뭔데?

메타인지를 늘리는 효율적인 방법 소개

    요즘 메타인지metacognition라는 개념이 심심찮게 들린다. 교육, 학습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채용 시험에서도 구직자들의 메타인지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보인다. 메타인지라는 건 뭘까? 보통 '메타-'라고 하면 보다 상위의, 보다 근본의 어떤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 예를 들어 메타분석연구라고 하면, '분석들의 분석'이다. 여러 비슷한 연구 주제와 결과들을 모아 종합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이다. 


    메타인지는? 인지(생각)에 대한 인지(생각)이다. 즉,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학습 과정에 대해 생각하고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메타인지를 크게 지식과 조절의 두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과 학습 능력에 대한 이해를 메타인지 지식이라고 하고, 이를 통제하고 가이드하는 과정을 메타인지 조절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메타인지는 실제 경험보다 말로 풀어 설명하기가 더 어려운 대표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매우 쉽게 '생각하는 나'를 떠올릴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의 경우, 다음 문장에 쓸 내용을 생각하면서 '그 생각대로 쓰는 것이 이 문단의 마무리로 적절할까?'라고 생각했다. 방금 한 문장을 더 생각했는데, '이런 내용으로 분량을 채우는 걸 보면 나의 글쓰기 실력도 참 별로군'이라고 '메타인지'를 발동했다. 


    이렇듯 메타인지의 발동은 쉽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생각들이 자동적으로 일어나 흘러가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생각의 과정들을 메타인지화, 즉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데 있다. 흔히 자기/타인을 비판하면서 '생각이 없다',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말을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관리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메타인지의 부재).



생각하고 있는 나, 를 알아차렸는가?



    다행스럽게도 일상에서 메타인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순간이 있다. 그건 바로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거는 습성이 있다. '(본인 이름)야, 그러면 안 되지', '(본인 이름)야, 잘했어', '그래, 이 정도는 '나'를 위해 투자하자'와 같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거나, 위로를 하거나, 공감을 한다.


    한편, 메타인지의 발현은 간접적인 수단을 통해 이뤄지기도 한다. 학교에 다닐 때 여러분은 혹시 공부방이나 독서실에 동기부여 글귀를 적어 포스트잇으로 붙여 본 경험이 있는가? '오늘도 열심히 하자!', '순간의 선택이 내 미래를 결정한다.', '졸지 마!', '정신집중', '내 수능 성적이 배우자의 외모를 결정한다' 등등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공부해 보려고 벽에 글귀를 붙여가면서까지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해 봤던 우리다.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을 수 있지만 이러한 노력들 역시 메타인지의 발현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래서, 메타인지 능력은 어떻게 높이는데?



    방법은 간단하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늘리면 된다. 의식의 흐름대로 행동하는 대신 '나'라고 하는, 주체이자 '타자'에게 억지로라도 계속 말을 걸어야 한다. 가장 쉽게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생각, 행동을 관찰하고 그대로 읊는 일이다.



나는 지금 배가 고픈 것 같군

아, 지금 내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구나

나는 현재 하는 일에 싫증을 내고 있어

나는 지금 이 순간에 OOO를 생각하고 있어



    자기 자신을 꾸준히 관찰하는 연습은 메타인지 능력 향상의 토대를 만든다. 자신에 대한 꾸준한 관찰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 '견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비로소 자신에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 메시지를 건넬 수 있게 된다.



OO야, 잘했어!

나는 나 자신을 믿고 있어

OO야, 이 부분은 네가 잘못한 것 같은데?

OO야, 조금만 더 고민해 보자.



    그런데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만 하고 싶어 한다. 잘했다, 고생했다, 그럴 수 있다, 하면서 자신을 다독이고 자존감을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말만 하면 메타인지 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이렇게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 칭찬과 위로, 공감만 가득한 경우,  심리학자들은 특별히 이를 가리켜 정당화justification, 합리화rationalization라는 표현을 쓴다. 메타인지의 관점에서 보자면, 칭찬 일색의 자기 대화는 메타인지적 오류metacognitive error의 원인이 된다.


    메타인지적 오류란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나 인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어떤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그것이다. 이러한 메타인지적 오류는 테스트나 자기 평가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예전에 EBS 다큐멘터리에서 메타인지적 오류를 측정하는 장면을 소개한 바 있다. N개의 문항을 풀게 한 후, '몇 개 맞췄을 것 같은지' 추측해보게 한 뒤, 추청치와 실제 정답 문항 개수 간 차이가 클수록 메타인지적 오류가 크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메타인지적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즉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객관화하기 위해서는 지지와 위로뿐만 아니라 평가, 비판, 피드백과 같은 과정도 꼭 이뤄져야만 한다. 자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대화를 통해 메타인지의 균형을 이루어야만 한다. 균형 잡힌 메타인지는 학습이나 업무 수행에서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 현실적이고 성숙한 자기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허용회 작가의 사이콜로피아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심리학 강의/교육 신청, 직접 개발한 심리검사 참여 가능하며 

기타 심리학에 관한 유용하고 재미있는 정보들을 담을 예정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궁금하시다면 홈페이지 방문 부탁드립니다!!


허작가의 사이콜로피아(바로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게임판타지는 왜 재밌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