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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공부하기에 너무 늦은 것 같다고요?

나이 들어 접하는 심리학의 참맛이란

심리학을 공부하기 너무 늦은 나이일까요?
심리학 대학원에 나이 제한이 있나요?
이제라도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심리학 대학원 입시 코칭을 하다 보면 나이에 관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낀다. 다른 전공을 하다, 직장을 다니다, 사업을 하다 일종의 회의감을 느끼고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늦은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어렸을 때 심리학을 배웠다면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됐을 수도 있다.




심리학은 누구에게 더 매력적일까?


솔직히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전공으로 심리학을 선택한 이유 말이다. 그럴듯한 이유 정도는 갖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할지 알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심리학을 알게 되었고, 왠지 심리학을 배우면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런 이유로 나는 심리학을 선택했다(고) 말하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어린 내가 심리학의 진가를 알 수 있었느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며 어떤 점이 좋았을까? 심리학을 통해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다, 나의 본질에 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이런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러기에는 난 너무 어렸고, 인생을 덜 살았고, 오로지 앞만 보느라 인생을 돌아볼 여유 같은 것도 없었다.


그보다는 톡톡 튀는 흥미로운 심리학 실험들, 재미있는 심리테스트들, '인간의 심리를 분석한다'는, 내가 뭐라도 된 듯한 '뽕맛'이 나로 하여금 심리학에 매력을 갖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특히 사회심리학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은 화룡점정이었다. 뭔가 멋있었다. 지배와 복종의 근원을 이해하고 통제한다니, 이 무슨 멋진 '인간 실험'이란 말인가?



심리학의 '맛'은 나이가 들수록 깊게 우러난다


솔직히 어린 나는 심리학을 퍼마시기에 급급했다. 단어가 주는 울림, 인생의 의미와 행복에 관한 심리학자들의 깨달음이 잘 와닿지 않았다. 나는 그저 높은 학점을 얻고자 심리학 지식들을 퍼마실 뿐이었다. 대학원에서는 어땠을까? 나는 '논리 게임'하듯 심리학을 대했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 관계가 어떠니, 어떤 매개 변인이 논리적으로 부합하니, 실험 설계가 타당하니 등등 연구의 논리적 허점을 찾는 것을 즐겼다.



꼭 실험해 봐야 알어? 밖에 나가서 사람들 좀 만나고 깨우치고 그래라



대학원 다닐 때 우리 연구실의 가장 큰 어른이신 교수님께서 우리들에게 해주셨던 말씀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건 실험실에 있는 것이 아니니, 마음 공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당시에는 실험 돌리랴, 데이터 뽑아내랴, 실적 만들랴 바빠서 그냥 지나쳤지만 요즘 와서 생각해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조언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고 퇴사를 하게 되고 내 인생 여정을 돌이켜 보면서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에 관한 나의 정의가 변해 간다. 인생의 의미, 무게감 같은 것도 달라졌다. 20대 때의 자존감과 30대 때의 자존감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래, 이게 심리학의 깊은 맛이로구나, 싶었다.






사실 필자는 심리학(특히 상담심리학)이 청년기보다 중장년~노년의 사람들에게 더 어울리는 학문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젊었을 때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인생의 소중한 것들, 이를 테면 가족이라거나 삶의 의미, 신념, 가치관, 봉사, 인생의 여유, 황혼기, 행복,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등 많은 것들을 놓치기 쉽다. 이러한 것들은 사실 나이가 들어야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다. 어느 정도 생계가 안정되고, 이제는 잠시 멈춰 인생을 되짚어 볼 여유가 생긴 중장년~노년에 접어들었을 때, 유독 삶의 공허함이 아프게 다가온다. 그래서 내 안의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상담이나 긍정심리 등 심리학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다.



심리학 공부하기 늦은 건 아닐까요?



절대 그렇지 않다. 나이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오히려 지금이 심리학을 시작하실 적기라고 말이다. 앞만 보고 살아온 지난날이 후회된다면, 이제는 잠시 숨을 돌리고 싶다면, 잊고 있던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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