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어김없이 지하철역에서 만난 미래와 미영은 근처 토스트 트럭으로 향했다. 미래는 일상이라는 듯 자연스럽게 햄치즈토스트에 치즈를 두 장 더 추가혀여 커피우유와 같이 주문했고, 미영은 그런 미래를 자연스럽게 따라 주문했다.
"이렇게 먹어 본 적 있어?"
"토스트를 사 먹어 본 적이 없을걸?"
"그럼 날 믿는 거네?"
"언니, 어제 말했잖아 나 이제 언니밖에 믿을 게 없다고"
"근데 이건 쫌 자신 있어!"
미래의 말과 동시에 사장님은 미영에게 토스트를 건넸다. 미래는 얼른 먹어 보라는 듯이 미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미영이 한 입을 베어 물자 미래는 얼른 맛에 대한 평가를 해보라는 듯이 미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미영은 뜨거워서 아직 제대로 씹지도 못했지만 엄지를 들어 그런 미래를 만족시켰다.
"거봐 내가 좋아할 줄 알았어"
말과 동시에 커피우유를 얼른 열어 미영에게 건네며 지금 마셔야 한다고 독촉했다. 미영은 미래가 시키는 커피우유를 받아 들어 한 모금 삼켰다. 바삭한 식빵에 커피 우유가 스며들었고, 커피 향을 벤 식빵과 두툼한 치즈가 어우러지면서 고소함이 배가 가되었다. 미영은 눈이 커졌고,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런 미영을 보며 뿌듯해하던 미래에게도 사장님은 토스트를 건넸고 둘은 또 말없이 한동안 토스트를 해치우는 데 열중했다.
"근데 언니 아침은 좀 조금 먹는 편이네?"
그동안 먹는 걸로 봐서는 토스트 3개는 거뜬할 것 같았던 미래였기에 미영 장난스레 물었다.
"회사에 가면 또 먹을 게 있지"
미영은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미래의 말에 설레기 시작했다. 아침을 주는 회사라니, 미영의 기준에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세계적인 IT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가자!"
어딘가 오늘따라 더 위풍당당한 채 앞장서 걸어가는 미래를 미영은 설레는 발검음으로 따랐다. 곧 회사 건물에 도착했고, 미래는 미영은 4층으로 안내했다. 4층의 공간은 일반적인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세미나장과 마찬가지로 통창으로 바깥은 햇빛이 잘 드는 구조였고, 다른 사무실 보다 파티션의 높이가 높았다. 입구의 좌측과 우측면에는 각 네 개씩 미팅룸이 있었다. 여기저기를 구경하느라 눈이 동그레진 미영에게 미래가 말했다.
"여기가 우리가 일을 하는 공간이야. 정해진 자리는 없고, 그냥 와서 앉고 싶은 자리에 앉으면 돼."
"진짜요?"
미래의 말에 미영은 이번에도 역시 놀랬다. 정해진 자리가 없다는 것 또한 실리콘밸리의 어떤 회사들에서나 있을 일이 아닌가 싶었다.
"더 놀라운 건, 출퇴근도 자유야. 너 알아서 하면 돼."
"네??"
미영은 이번에는 진짜로 놀랬다.
"진짜요? 그럼 정해진 시간을 채우면 되는 거예요?"
"아니 그럴 필요도 없지. 출근해서 알아서 일하고 안 나와도 돼. 물론, 나는 매일 출근하지만."
"아 대박이네."
"더 대박인 건, 보고할 사람도 없고, 실적이 없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
"아니 그럼 일을 어떻게 해요?"
미영은 이번에는 놀라는 것을 넘어서 설명을 요구했다.
"일한 만큼 가져가는 시스템이니까, 차차 알게 될 거야."
백 퍼센트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미영은 차차 알게 된다는 말에 일단은 수긍하기로 했다. 미영은 새 회사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아니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직장이 가능하다면 이 회사에서 뼈를 묻어야겠다고 다짐할 정도였다.
미래는 미영을 창가 쪽 자리로 안내해 짐을 두게 했다. 그리고 탕비실로 데려가 커피를 내리고 탕비실 한벽을 통째로 가득 채운 간식 냉장고를 보여줬다. 영업용 냉장고로 채워진 탕비실 한쪽 벽이 모두 간식으로 채워져 있었다. 사탕류부터 시작해 각종과자와 빵, 샐러드와 일부 냉동식품들, 가지런히 열 맞춰 진열(?)된 각종 음료수들까지 미영은 흥미로운 눈으로 훑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미영에게 미래는 샐러드 하나를 꺼내 쥐어주고는 내려진 커피를 찾아 빈 미팅룸 하나로 미영을 안내했다. 미영은 욕심이 더 있었지만 일단 미래가 이끄는 대로 따라 미팅실로 향했다.
미래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샐러드와 커피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미영도 질세라 미래를 따라 샐러드와 커피를 해치웠다. 어느 정도 샐러드와 커피가 바닥을 보일 즈음 미래는 미영을 잠시 기다리게 하고는 나가서 서 서류 몇 개와 태블릿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미영은 미래가 가지고 들어온 것들을 흘끔거리며 봤다. 서류에는 파트너 계약서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태블릿에는 쇼핑몰로 보이는 화면이 띄어져 있었다. 자리에 앉은 미래는 미영을 향해 평소 목소리보다 한 톤정도를 올려 말했다.
"자, 그럼 이제 일을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