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 1

by 노용호

미영의 메시지를 받은 미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미래는 미영의 메시지에 답을 하는 대신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기다렸다는 듯 세 번의 신호음이 채 울리기 전 미영은 전화를 받았다.

"미영쓰!"


"언니~~"


미영의 상황을 짐짓 눈치채고 있던 미래였지만 모른 척 미래에게 질문을 던졌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아, 진짜 그지 같은 회사 때려치웠어요. 나 이제 진짜 믿을 건 언니밖에 없다"

"어휴, 날 왜 믿어? 부담스럽게"

"언니, 이러기예요? 같이 하자고 꼬실 땐 언제고?"


"널 믿으란 말이지. 너 정말 잘할 거야."


"정말요? 그렇게 생각해요?"


"당연하지! 내가 아는 김미영이라면 정말 잘 해낼걸."


"고마워요, 언니! 내가 진짜 이래서 믿을 건 언니 밖에 없다니까 헤헷"


"됐어. 내일부터 출근할 거지?"


"내일? 그렇게 빨리?"


"어차피 할 건데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면 부자도 하루라도 빨리 되는 거지."


"그렇네. 좋아요 언니 내일 봐요."


"아침 8시에 역삼역, 매번 보는 곳에서 봐. "


"8시? 출근이 이르네?"


"9시까지인데 아침 먹고 가자고"


"아, 좋아요 언니 내일 봐요!"


미래는 미영과의 통화를 종료하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바탕화면에서 '고객리스트'라고 적힌 엑셀 파일을 열고, '1차'라고 적힌 탭으로 이동하여 미영의 이름을 가장 마지막 줄에 추가했다. 미래는 리스트의 한 칸을 채웠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미영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미영은 전화를 끊고, 짐을 챙겨 들고는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박스 안을 둘러봤다. 그 와중에 혹시 몰라 비라바리 이것저것 잔뜩 들고 나왔지만 쓸만한 건 보이지 않았다.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일했건만 남은 게 이 정도인가 싶은 마음도 잠시 미영은 박스를 버승승강장 옆 쓰레기통의 좁은 틈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똥차를 버리고 새 차를 뽑는 마음이 이런 것인가. 아쉬움으로 공허했던 마음은 내일부터 해야 할 새로운 일에 대한 벅찬 설렘으로 가득했다. 미영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으며 발걸음은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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