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대비한다는 인간의 노력이 모두 부질없는 짓은 아닐까?
올초부터 어떤 조직의 30년 후를 상상하고 있다.
그 조직의 30년 후 미래 모습을 그려보는 연구 용역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지난 6개월간 그 조직의 과거 발자취와 그 구성원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
유사 조직에서 구상하는 미래의 모습과 같은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후반기엔 용역을 의뢰한 조직의 30년 후 모습을 상상해서 그려내야 한다.
여러 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를 빌리자면,
30년 후의 우리나라는 인구절벽 현상으로 청년 인구가 지금보다 50% 줄어든다고 한다.
4차 산업 혁명으로 30년 후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여러 가지 일을 대신하게 된다고 한다.
이 두 가지만 고려해도 인간 조직사회의 모습이 30년 후엔 현재와 너무 다르게 변할 것 같다.
더구나 미중 패권경쟁 결과와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지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30년 후에도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있을까?
연구를 맡긴 조직은 그때까지 이 땅에 존재하고 있을까?
내가 왜 이런 걸 연구하기로 했을까?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30년 후를.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도 알 수 없는 그 조직의 미래 모습은
내 맘대로 그려도 될 것 같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로 靈惡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