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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ul 27. 2020

베토벤의 빛과 그림자

뮤지컬 [루드윅]을 보고 인간은 누구나 빛과 그림자가 있음을 다시 깨닫다

[루드윅]이라는 창작 뮤지컬을 관람하였다. 루드윅은 베토벤이 후계자로 키우고 싶어 했던 그의 어린 조카가 베토벤을 부르던 이름이다. 뮤지컬을 보면서 베토벤의 인간적 고뇌와 음악가로서 그의 인생에 드리워졌던 그림자를 알게 되었다. 베토벤에 대하여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간의 불완전함과 연약함을 재삼 느꼈던 시간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빛과 그림자가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완전해 보이는 인간일지라도.


뮤지컬 [루드윅] 커튼 콜의 한 장면@Kenny


Ludwig van Beethoven(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고전 음악의 최대 완성자이며 형식적인 예술에 인간적이고 정신적인 내용을 담아낸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음악가였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베토벤을 제2의 모차르트로 만들기 위해 어려서부터 그를 엄하게 교육시켰다... 그의 가장 큰 시련은 음악가로서 더 이상 치명적일 수 없는 귓병에 오랫동안 시달렸다는 것이며 생애 마지막 10여 년은 완전한 귀머거리로 살아야 했다... 고전의 형식미를 완성한 그이지만 고전의 형식미에서 벗어나 낭만주의 음악에 문을 연 교량 역할을 했으며, 웅대한 구상과 자유로운 형식을 진지한 음악으로써 표현해냈다... 베토벤은 위대한 작곡가였을 뿐만 아니라 문학 등 많은 예술의 영역을 아우르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투지로 모든 난관을 극복한 진정한 승리자이자 자유와 평등, 인간애를 실천한 사상가였다. 이 내용은 2020 서울 국제음악제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에서 발췌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uC1jRip8DLaFgaabyns0UrXYUoFe9W4L


창작 뮤지컬 [루드윅]은 베토벤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한 작품이다. 베토벤은 그를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음악 영재로 보이게 하려는 아버지의 욕심으로 인해 출생 연도 조차 정확하지 않은 사람이다. 베토벤을 모차르트처럼 유명한 음악가로 만들기 위한 아버지의 모질고 가혹한 음악 교육으로 인하여, 그는 청년 시절을 트라우마 속에서 보낸다. 더구나 귀까지 잘 안 들리게 되면서 자신의 음악성에 대한 의심과 괴로움, 고뇌와 갈등은 계속되었다. 어느 날, 베토벤은 그의 제자가 되기 위해 찾아온 음악 천재소년을 돌려보낸다. 그 소년이 배를 타고 돌아가다가 바다에서 사고사를 당했다는 소식에 베토벤은 죄책감을 느낀다.  베토벤은 그를 루드윅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조카를 사고로 죽은 음악 천재 소년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음악적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아버지의 혹독한 교육방식을 따라 조카에게 음악을 하도록 강요한다.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삼촌의 강요로 음악을 했던 조카는 그 스트레스로 자살까지 시도했고, 마침내 루드윅의 곁을 영영 떠난다. 루드윅은 어린 자신에게 음악을 강요했던 아버지, 어린 조카에게 음악을 강요했던 자기의 모습을 떠올리며 독백을 한다. "아이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것이다"라고. 창작 뮤지컬이기에 모든 내용이 사실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시나리오가 사실을 토대로 쓰인 것이라고 들었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포스터


음악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베토벤을 떠올리면, 운명, 영웅, 전원, 합창 등 유명한 교향곡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그가 아버지로부터 모질게 음악 교육을 받아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는 것, 그런 경험을 한 베토벤이 군인이 되겠다는 조카에게 음악을 강요해서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것은 베토벤의 생애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이다. 번쩍번쩍 빛이 나는 인물도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완벽하고 온전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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