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생이 된 조카에게 물었다. 대학생이 된 기분이 어떠냐?
추석에 만난 쌍둥이 조카에게 물었다. 대학생이 된 소감을 얘기해 보라고. 쌍둥이는 처조카들 중 막내로 올초에 대학생이 된 녀석들이다. 일란성쌍둥이인 조카들이 동시에 대답했다. "아직 학교에 가보지 못했어요." 대학생이 되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학 정문을 들어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초중고생들은 몇 차례 등교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생이 한 번도 학교에 가보질 못했다니! 더구나 아직 대학교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고교 동창들만 만난다고 했다. 하긴 대학생이지만 학교가 폐쇄되었으니 친구를 사귈 기회가 전혀 없었겠지! 쌍둥이들은 불과 1년 선배들이 했던 새내기 경험을 해보지 못했고, 그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온라인 수강이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급감으로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면서 문을 닫는 대학이 늘어나는 추세에 더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의 일 년간 대학이 폐쇄되었다면 더 많은 대학이 존폐의 기로에 설 것이 분명하다. 이미 온라인으로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청강할 수 있고 석학들의 지식을 전수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그런데 전염병 창궐 등의 이유로 대학 생활의 꽃인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거나, 주기적으로 그런 상황이 반복 도래한다면 대학 캠퍼스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새내기 대학생의 낭만과 추억을 이미 상실한 쌍둥이를 다음에 만나면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