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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Oct 12. 2020

이발사가 발치와 외과수술도 했다는 설

이발소의 삼색등은 병원을 상징한다

강화도의 부속도서인 교동도에는 대룡시장이 있다. 그곳은 동란 때 북쪽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나 둘 모여서 장사를 하다가 시장이 형성된 곳이라고 한다. 시장 길을 둘러보면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천정에 엄청 큰 돼지고기와 소고기 덩어리를 매달아 놓고 칼로 뚝뚝 끊어서 근으로 팔던 정육점, 라면땅과 쫀득이를 사 먹던 구멍가게, 커다란 전축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찻집, 검정고무신과 흰 고무신을 파는 신발가게, 남성 커트도 하는 미용실, 그리고 삼색등이 돌아가는 교동 이발관이 있다.



어느 동네에 가던지 가장 찾기 쉬운 곳은 이발관이었던 것 같다. 빨간색, 파란색, 흰색이 어우러진 커다란 삼색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 삼색등의 기원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빨간색은 피, 흰색은 붕대라고 했던가?


궁금하던 차에 구글에게 물어보았더니 위키피디아가 삼색등의 기원을 알려줬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발사가 외과 수술과 치아 추출 등을 병행했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병원에 갈 정도의 경제적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칼과 가위를 다루는 이발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설에 의하면 당시 종교적 사회적으로 피를 보는 외과 수술을 천박하게 여겼기 때문에 이발사들이 교육을 받고 외과의사를 겸했다고도 한다. 여하튼 당대의 이발사는 외과 의사 겸 치과 의사 역할을 했다.


이발과 외과수술을 하는 중세 영국의 이발소


적색, 청색, 흰색의 의미도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출혈 환자를 의미하는 적색, 뼈와 발치한 치아를 의미하는 흰색, 긴급하지 않아서 면도만 필요한 사람을 의미하는 청색, 기둥 상단은 거머리를 보관하는 용기(피를 뽑기 위해 거머리를 사용했다), 하단은 피를 받는 대야를 상징하는 황동 세면대, 기둥 자체는 환자의 혈류를 돕기 위해 시술 중 환자를 붙잡던 직원을 의미한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동맥혈을 의미하는 적색, 정맥혈을 의미하는 청색, 붕대를 의미하는 흰색이라고 한다. 어떤 설이 정설이든지 의사처럼 흰 가운을 입는 이발사가 의사였고 이발소의 삼색 기둥이 병원을 의미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이다.


https://en.m.wikipedia.org/wiki/Barber%27s_p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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