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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Oct 21. 2020

닭 대신 꿩이 아닌 갑툭튀 공작

남이섬에 가보면 알게 된다

꿩 대신 닭이란 말이 있다. 꿩이 닭보다 귀하고 맛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설날에는 명절 음식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데, 예전에는 반드시 꿩고기를 넣어서 끓였다. 설날 떡국에 꿩고기를 넣은 것은 꿩고기가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꿩을 상서로운 새로 여긴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꿩을 ‘하늘 닭’이라 하여 천신(天神)의 사자로 여겼고, 길조(吉鳥)로 생각해서 농기(農旗)의 꼭대기에 꿩의 깃털을 꽂았기도 했을 정도였다. 평민들은 꿩고기를 구하기 어려워 꿩 대신 닭고기를 떡국에 넣는 경우가 많았는데,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조선 순조 20년(1820)에 정약용이 엮은 『이담속찬(耳談續纂)』에 “꿩을 잡지 못하니 닭으로 그 수를 채우다(雉之未捕 鷄可備數)”라고 적혀 있다.(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담장 위의 공작 세마리가 보이나요


하지만 남이섬에 가면 닭 대신 꿩도 아니라 공작이 여기저기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다. 닭 대신 꿩이 아닌 갑툭튀 공작이다. 공작을 방목하기 때문이다. 쉼터에 앉아 있는데 공작 서너 마리가 나타나더니 닭처럼 이리저리 쏘다닌다. 발 밑까지 다가오더니 도망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공작새들에게 쫓겨서 엄마 품으로 안겼다가 호기심에 다시 다가간다. 산책길엔 지푸라기가 덮인 담장 위로 공작 세 마리가 푸드덕하고 뛰어오르더니 후다닥 하고 내달린다. 흡사 닭이나 꿩 하고 똑같다.



혹시 공작이 닭이나 꿩이랑 같은 부류일까 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공작은 조강 닭목 꿩과 공작속, 꿩은 조강 닭목 꿩과 꿩속이고, 닭은 조강 닭목 꿩과 닭속이다. 닭이나 꿩이나 공작이나 속은 구분되지만, 모두 조강 닭목 꿩과였다. 닭이나 꿩이나 공작이나 모두 같은 과였던 것이다. 남이섬에서 닭처럼 쏘다니는 공작 덕분에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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