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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Oct 28. 2020

강대국들은 왜 패권경쟁을 할까?

미어샤이머는 중국이 평화롭게 부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국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패권 경쟁을 설명하기 위한 국제정치 이론에는 패권 안정론(Hegemonic Stability Theory)과 권력 전이론(Power Transition Theory)이 있다. 패권 안정론은 국가들 사이의 힘이 불균등하게 분포되어 있을 때 국제정치체제가 안정되고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즉,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가진 패권 국가가 존재할 때 국제정치가 안정된다는 논리다. 예를 들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경제적·군사적 측면에서 압도적인 힘을 가진 미국이 새로운 국제정치 질서를 만들고 관리했을 때 국제정치 체제가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패권 안정론에 의하면,
국가들 사이의 힘이 불균등하게 분포되어야
국제정치 체제가 안정되고 평화가 유지된다.


패권 안정론에서 패권 국가가 과대 팽창해서 그 국력이 내림세를 보일 경우, 부상하는 국가가 기존 패권 국가를 추월하거나 힘의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권력 전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패권 안정론의 연장선상에서 발전시킨 이론을 권력 전이론이라고 한다. 권력 전이론에서는 기존 패권 국가와 도전 국가 사이의 국력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분기점에 가까워질수록 전쟁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도전 국가가 현 국제 질서에 만족하지 못하면 패권 경쟁은 패권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권력 전이론에 의하면,
패권 국가와 이에 도전하는 국가 간 국력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분기점에 가까워질수록 전쟁 가능성이 커진다.


세력균형론은 국가들 사이의 힘이 고르게 분포되어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을 때 국제정치 질서가 안정적이라는 이론이다. 세력균형론이 패권 안정론보다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더 타당한 주장으로 여겨져 왔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어떤 국가의 지도자들도 자국이 패권을 추구하고 패권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하지 않는다. 실제로 1972년 미·중 관계를 정상화하는 상하이 코뮈니케는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으며 제3국의 패권 추구에도 반대한다”라고 선언하였다. 이처럼 강대국의 지도자들도 모두 패권에 반대하고 세력균형 정책을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세력균형 이론은 장기간에 걸쳐 특정 국가로의 힘의 집중 현상을 가져옴으로써 패권국가의 등장을 촉진하는 역설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역사적 사례에서도 세력균형이 모든 국가의 독립을 보장해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정부 상태에서 경쟁에 뒤처지는 국가는 도태되고 힘이 센 국가로 흡수되고 만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세력균형론에 의하면,
국가들 사이의 힘이 고르게 분포돼서 균형 상태가 이루어져야
 국제정치 질서가 안정된다


패권 안정론이나 세력 전이론은 국제체제에서 패권 경쟁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국제정치 이론이다. 즉, 세계 최강의 패권 국가인 미국이 존재함으로써 국제체제가 안정된다는 논리가 패권 안정론이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국력은 점차 소진되고 중국이 G-2 국가로 부상하면서 미국에 도전함으로써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이 발생한다는 논리가 세력 전이론이다.


지난 20년 동안 국제정치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학자 중 한 명인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는 중국의 부상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단언하였다. 중국이 지속해서 경제 성장을 하면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게 될 것이며, 미국이 서반구를 지배하는 것처럼 중국도 아시아를 지배하는 국가가 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역 패권 국가가 되는 것은 국가들이 자국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은 중국의 이웃 나라들과 함께 중국의 부상을 봉쇄하고 지역 패권 국가가 되는 것을 저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강대국들이 원하는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자신만이 세계 유일의 지역 패권국가가 되는 것이다.


미어샤이머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강대국들이 원하는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자국만이 세계 유일의 지역 패권국이 되는 것이다. 그 나라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나라가 될 것이며 기존의 세력균형 상태가 오래 지속하길 원할 것이다. 미국은 현재 그 지위를 차지한 나라다.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을 지배하고 있으며, 세계 어느 지역에도 지역 패권국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지역에서 지역 패권을 지향하는 강대국이 이웃 강대국과 경합을 벌이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미국은 더는 현상 유지 세력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먼 곳의 경쟁국을 약화하거나 파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 패권 국가들은 모두 이와 같은 논리에 의해 행동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지역 패권국 또는 지역 패권국이 되고자 하는 국가들 사이에 첨예한 경쟁이 야기될 것이다.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을 옹호하는 미어샤이머의 주장은 현실적 측면에서 모든 강대국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힘의 비중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국제체제를 지배하는 것이다. 현실적 측면에서 이는, 가장 강력한 국가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패권국이 되고자 하며, 동시에 다른 경쟁자 강대국들이 다른 지역에서 패권국이 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강력한 국가들은 자국은 지역 패권국이 되려고 하면서
경쟁 상대인 강대국이 다른 지역에서 패권국이 되는 것은 막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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