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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Nov 05. 2020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패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

미중 패권 경쟁의 틈새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주변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주변국을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가이다. 또한,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이 주변국에 대해 공격적으로 행동했으며, 국력이 부상하면 주변국에 대해서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왔음을 증명하는 풍부한 역사적 사례가 있다고 한다. 


오늘의 중국은 미국 해군을 대순다(Great Sunda) 군도-일본-필리핀-대만을 연하는 제1도련선(島鏈線: Island Chain) 밖으로 추방할 수 있는 중국 해군력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은 괌을 지나 몰루카(Maluku) 제도까지 이어지는 제2도련선 밖으로 미국을 몰아낼 계획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패권국이 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패권국 부상을 근본적으로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있다. 하나는 지정학적 주요 요인인 운송의 균형, 원양 항해, 산업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정도의 열악한 지리적 여건이다. 다른 하나는 대만을 제외하더라도 네 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진 중국 본토의 체제다. 유리처럼 권력이 깨지기 쉬운 정치 중심지 북부, 다른 지역에 무관심한 경제 세력인 중부, 분리 독립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남부, 그리고 거의 무시되고 있는 내륙 지역의 체제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은 강대국이 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인 지정학·정치학·경제학·인구통계학적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의 부상은 양차 대전 이후에 형성된 미국 주도의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의 자유무역 체제 하에서 가능했던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국이 미국의 보호 체제 안으로 들어와서 미국의 보호 하에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상황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역사적으로 유럽 또는 동북아 지역의 영토를 점령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서양 또는 태평양을 건너서 그 지역의 강대국에 대하여 미국이 군사력을 투사하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1900~1945년경 동북아 지역은 외부 침입에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미국이 의도했다면 이 지역에서  미국이 상당히 넓은 영토를 정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 지정학적 이유로 당시 동북아의 주 강대국인 일본과 러시아를 미국이 점령하는 것은 가능치 못했을 것이다. 물론 20세기 동안 유럽과 동북아 지역에 미국이 군대를 파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영토 점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패권 유지 차원에서 군사적으로 개입한 것이었다. 현재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의도는 한국·일본 등과의 군사동맹을 이용하여 중국이 역내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여 미국 국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그 나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존속시켜 주는 천혜의 지정학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바로 운송의 균형과 원양 항해와 산업화를 모두 미국 본토에 적용하기에 최고로 적합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21세기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을 지정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미국 중심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중국이 지역 패권국으로 부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의미의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하지만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경제 분야에서 미국보다 중국을 더 중시하려는 경향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의문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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