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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an 07. 2021

가을에 산 롱 패딩 덕에 혹한도 폭설도 두렵지 않다

장기 기상 전망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초에 쓴 글의 조회 수가 갑자기 오르고 있다. 시베리아 한파가 온다는 기상 전망을 믿고 가을에 롱 패딩을 샀는데, 막상 겨울 문턱에 들어서니 봄날처럼 따뜻하더라는 내용이다. 게다가 올 겨울엔 숏 패딩이 유행이라는 아내의 말에 실망감을 내비쳤던 글이었다. 바로 이 글이다.


https://brunch.co.kr/@yonghokye/293


그런데 어제부터 정말 시베리아 한파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더구나 폭설까지 내렸다. 오늘 점심식사 후 옆자리의 선배와 함께 롱 패딩을 입고 산책을 하면서 이 얘기를 했다.


잠깐 뒤쳐져서 함께 걷던 선배의 뒷모습을 찍었다. 롱 패딩을 입은 그의 뒤태를.


예전엔 가장 못 믿을 것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 기상청의 기상 예보라는 말도 있었다. 당시 방송에서 일기 예보를 하던 어느 기상 통보관(예전엔 이런 용어를 사용했던 것 같다)에  관해 들었던 우스갯소리다. 그 기상 통보관의 옆집에 사는 분은 그 기상 통보관이 우산을 들고 출근을 하는 날이면, 그날은 날씨가 맑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만큼 일기 예보가 잘 안 맞았고 실제로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난가을, 올 겨울엔 시베리아 한파가 올 거라는 기상 전망을 믿고, 아주 길고 두툼하고 가벼운 롱 패딩을 산 덕분에 혹한도 폭설도 두렵지 않다. 폭설과 한파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오리와 거위들에겐 무척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론 며칠 더 몹시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져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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