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Feb 03. 2021

[책 리뷰] 그리스도 안에서 나이 듦에 관하여

스탠리 하우어워스 외, [그리스도 안에서 나이 듦에 관하여]은퇴자나 노년의 삶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성경 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세대를 초월한 그리스도인의 우정에 관해서도 얘기한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이란 설정으로 살아가려던 나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준 책이다.




신약성경에서 나이 든 인물들에 대한 여러 가지 언급을 살펴보면서, 일반적인 관찰점이나 주제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노인들이 명예, 존경, 특별한 돌봄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음을 인정한다. 노인들이 홀로 있거나 도움을 구할 때 교회 공동체는 그들을 돌보아야 하며, 나이 든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않는 자는 엄하게 비난받는다. (딤전 5:8, 약 1:27, 막 7:9~13, 요 19:26~27)


둘째, 노인들은 특별한 책임을 떠맡는다. 그들은 믿음의 전형이자 공경과 절제의 귀감이 될만한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딛 2:2~5) 또한 공동체 안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가르치는 것과 조언하는 일에서 그랬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주신 약속의 성취를 보지 못한 채 고난이나 죽음에 직면하고, 심지어 순교라는 특별한 소명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믿음의 본은 죽음을 뛰어넘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증거가 될 것이다. (히 11장)


셋째, 성경의 나이 든 인물들은 예상치 못했던 결실이 노년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사회의 관습적 역할이나 진부한 길에 갇히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을 받는데 열려 있으며, 성령 하나님의 신선하고 놀라운 역사에 열려있다. (행 2:17, 욜 2:28, 삼상 3:1~9)


성경은 하나님께서 노년의 사람들에게 은사나 사명을 주시기 위해 그들 개개인의 삶 속으로 침투하시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성경 어디에도 노인들을 동정하거나, 깔보거나, 혹은 조심스럽게 취급해야 할 사람들로 묘사하지 않는다. 그 어디에도 나이 듦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는다. 성경 어디에도 노인들이 가련하거나, 부적절하거나 유행에 뒤처진 존재로, 또는 비활동적이거나 비생산적인 사람들이라고 기술하지 않는다. 그들을 희극적 인물로 풍자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나이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들로 본다.


연장자인 그리스도인들은 은사가 허락되고 기회가 생기는 한, 사람들을 인도하고, 가르치고, 조언하는 특별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만약 연로한 그리스도인이 더 이상 신체적으로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되고 자신의 필요를 돌봐 줄 가족조차 없다면 교회가 그들을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보이는 모범은 쇠약한 병중에서조차 목회적 효과를 증대시킬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의 길을 경험하며 다른 사람들의 섬김을 감사하게 받는 모습이다.


나이 듦에 관한 기독교적 실천은 하나님이 생명을 허락하시는 동안,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그 말씀대로 행동하는 습관을 평생 동안 지키는 것이다.

 



우정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은 서로 연관된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친구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덕을 획득하고 행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다. 둘째,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기독교 공동체를 세워간다. 셋째,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힘 입어 하나님과 친구가 되게 한다.


우정은 그리스도인에게 인간이란 원래 의도된 것보다도 못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하게 해 주고, 창조되었을 때의 모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하도록 인도해 준다. 우정을 '쌓아가는 것'은 제자도를 실천하기 위한 리허설이며, 제자도를 위한 습관을 키워주는 요소다.


우리는 영적 우정의 분명하고 진정한 목표를 알아야 한다. 친구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으며, 친구에게 그 어떤 부담도 주지 않고,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희생이다. 영혼의 생명이 몸의 생명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친구에게 거부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영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 곧 죄다. 죄는 우리 영혼을 하나님과 분리시키며 삶에서 영혼을 분리시키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서로를 위해 기도해준다. 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얼굴을 붉힐 때, 또 다른 사람이 그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친구는 다른 사람들의 실패를 마치 자신의 일인 양 함께 애통해한다. 친구는 우울한 사람을 격려하고, 약한 자를 강하게 하며, 슬픈 자를 위로하기 위해, 그리고 격분을 가라앉혀 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세대를 넘어선 우정은 이와 같은 상호 독려를 특별한 방식으로 구현한다. 예를 들면, 노인은 젊은 친구에게 나이가 들어가는 방식과 죽는 방식에 대해 교훈을 줄 수 있다. 젊은이는 노인 친구들에게 노화가 무책임, 무관심, 절망에 빠지는 것에 대한 변명일 수 없음을 일깨워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었을 때를 대비하여 젊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과 노인이 함께 우정을 쌓아나가야 평생 동안 이어지는 우정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으고, 우정이라는 덕목을 갖게 된다.


- 스탠리 하우어워스 외, [그리스도 안에서 나이 듦에 관하여] (서울: 두란노, 2021)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