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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Feb 09. 2021

[북리뷰]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

하나님은 오래전부터 우리 마음속에 익명으로 존재하던 신이었다.

기독교 복음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종교 심성 밑바닥에 있으면서도 그 정체를 몰라 '모호하게 섬기던' 신이 누구인지를 밝혀주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외국에서 수입해 들여온 신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 마음속에 '익명'으로 존재하던 신이었다. (길선주 목사가 회심하기 전, 도를 닦던 시절에 믿었던) '삼령신군(三靈神君)'이 풀 수 없던 의혹을, (전설적인 전도자였던 김계안이 승려였던 시절에) 불상을 손에 들고도 떨칠 수 없었던 불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창조주 하나님이었다. (온갖 신을 만들어서 섬기면서도 불안했던) 아테네 사람들이 만든 '알지 못하는 신'에 대한 바울의 설명이 바로 그러했다.


"우주와 그 가운에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시지 아니하시고 또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니 이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이심이라."(사도행전 17:24~25) - 146쪽




기독교 복음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 당시 양반과 민중 계층은 함께 자리할 수 없는 갈등과 반목의 관계였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눈높이가 달랐다. 그러나 예수 체험을 통해 바뀌었다. 민중 계층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달았고, 양반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이 '사람의 아들'임을 깨달았다. 민중은 높아졌고 양반은 낮아졌다. 평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복음 안에서 두 계층이 만났다.


하나님의 나라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으로 임한다. 그 나라는 가진 자들이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미움과 나눔으로 성취된다. 가진 자가 자기 것을 가지지 못한 자와 함께 나눌 때, 둘은 마음과 물질에서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옷 두 벌이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라." (누가복음 3:11) - 114쪽


- 이덕주,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 (서울: 홍성사, 2006), 114쪽,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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