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자가 역사기록을 남긴다
20년 전 카라코람(Karakoram) 하이웨이에서 라카포시(Rakaposh)를 봤다. 한두 시간 내에 다다를 듯 보였다. 걸어서 2~3일 걸린다는 해발 7,788m 라카포시가 동네 앞산처럼 보였다. 300m 두께라는 만년설도 별거 아닌 것 같았다. 당시엔 무산소 등반 산악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라카포시도 단숨에 뛰어올라갈 것 같았다.
두려움을 경험하지 못하면 겁을 내지 않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스카루드(Skardu) 인근 산지에서 4,000m~4,500m를 걸어 본 후, 인간의 연약함과 대자연의 위대함을 비로소 깨달았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희박한 산소가 준 경외심과 공포감. 실패와 두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겁을 내지 않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다.
용감하게 도전해야 역사에 기록된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에 관한 서사요, 서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자가 역사기록에 남는다. 역사는 사람과 사람, 인간대 자연 사이의 도전과 응전에 관한 서사이며 서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