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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r 24. 2021

브런치 글쓰기 1주년에 즈음하여

처음엔 읽다가 턱턱 막혔는데, 이젠 많이 부드러워졌군!

브런치 글을 쓴 지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면서 소일거리를 찾던 중, 친구에게 들었던 브런치가 기억나서 가입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총 310편, 일주에 하루씩 빼고 1일 1편 쓴 셈이다. 은근과 끈기가 부족한데, 대견하다.


며칠 전, 전화를 받았다. 구독자 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때 구독해줬고, 첫 번째 종이책 출간 때 곧바로 구매한 친구였다. 간단히 안부를 묻곤 느닷없이 칭찬을 해댔다. 지난 일 년간 내 글쓰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나! 처음엔 읽다가 중간중간 턱턱 막혔는데, 이젠 문체가 많이 부드럽고 편해졌다고 했다. 기쁘다.


브런치 글쓰기 1주년에 즈음하여 지난 일 년간 변화된 일상을 돌아봤다. 부크크에서 6권의 종이책을 출간하면서 글쓰기, 교정 교열, 편집 능력이 향상됐다. 첫 번째 책과 최근 발간한 책을 펼쳐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첫 번째 책 편집 상태는 부끄럽다. 작년부터 시작한 영어 원서 번역 일도 훨씬 수월해졌다. 번역하는 시간도 단축됐고, 문체도 매끄러워졌다. 번역도 창작의 일환이란 말이 실감 난다. 글 쓰는 연습이 번역 능력도 키워줬다.


첫 번째 출간한 책 ‘말과 글 그리고 생각’이다. 같은 내용의 책에 흑백사진을 넣은 건 Black & White, 컬러는 Color를 덧붙였다. 브런치 북은 괜찮았는데, 종이책을 처음 편집하다 보니 말 그대로 투박하다. 형, 친구, 후배 등 여러 사람으로부터 내용은 괜찮은데, 편집 상태가 거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지난 2월 출간한 여섯 번째 책이다. 편집 실력이 꽤 늘었다. 교정 교열, 감수해 주신 분들 덕에 제법 괜찮은 자가 출판을 할 수 있었다. 4월 출판 예정인 국군인쇄창 발행본은 표지와 내지 디자인, 교정 교열 및 감수를 전문가들이 한다니 매우 기대된다.


[해병대 교회 70년사]를 출간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군사편찬연구소의 역사 사료 정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3월부터 11월까지 여섯 명의 군사전문가들이 함께 진행한다.


2월 부크크 초판 발간 후, 수정 보완한 [해병대 교회 70년사]를 국군인쇄창으로 넘겼다. 해군해병대교회총회 주관으로 500부 찍어 낼 예정이다. 투박하게 자가 출판했던 책이 인쇄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쳐 격조 있게 다듬어질 걸로 기대된다.


이달부턴 월간 [동원N예비군] '나를 채우는 인문학' 코너에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브런치 글을 10 추려내 그걸 바탕으로 매월 A4 넉장 분량의 에세이를 쓰게 됐다. 본업인 연구 외에  가지 일이 늘었지만 감당할 만한 역량이 갖춰졌다. 감사할 뿐이다.


[동원N예비군] 3월호(좌)와 4월호(우, 발간 예정) 게재 에세이의 첫쪽


브런치에서 우연찮게 교류하게 된 몇 분의 작가도 있다. '고래별' 작가님께선 투박한 내 글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현자는 말이 없다]라는 글도 써 주셨다. 작가님의 작품이 인쇄된 대여섯 장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셨다. 서가에 카드를 진열해 놓고 인증샷으로 화답했다. '일과삶' 작가님은 구독자 무작위 추첨에서 뽑혔다며 작가님이 쓴 책을 보내주셨다. 친필로 사인해서 며느리 앞으로 보내 주신 책 [아이 키우며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건]은 출산을 앞두고 있던 며느리에게 좋은 선물이었다. 며느리는 예쁜 딸을 출산한 지 10일째다. 사진작가 겸 셰프인 이탈리아의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께선 브런치 글에 사진을 어떻게 넣을 것인가를 조언해 주셨다. 이 분들을 비롯해서 334명의 구독자 분들께서 투박한 내 글을 읽어 주신다. 몇몇 분은 졸고에 댓글도 자주 다신다. 모두 모두 감사한 분들이다.


고래별 작가님께서 쓴 브런치 글 ‘현자는 말이 없다.’


요즘은 브런치에 써놓은 글을 다시 꺼내서 지우고 줄이고 바꾼다. 인기글로 뜬 순서대로 클릭해서 한편씩 지.줄.바! 처음엔 턱턱 막히던 글에 손을 대면 댈수록 점점 더 부드러워진다. 재밌다. 지금도 이 글을 고치고 있다. 근데, 더하고 늘이고 바꾸는 중이다. 나중에 다시 지우고 줄일 수도 있겠지만. 기분 좋은 오늘은 더.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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