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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r 31. 2021

안녕, 귀여운 아가 율!

예쁜 손녀가 태어나다.

할아버지가 되었다. 17일째다. 3월 15일 아침, 나의 손녀 율이 태어났다. 친가와 처가를 통틀어서 제일 막내인 아내와 내가 가장 먼저 조부모가 됐다.

예전엔 은행이나 엘리베이터에서 젊은 엄마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아이에게 "할아버지 지나가시게 이쪽으로 비켜서라"라고 하거나, "할아버지는 14층에 가시나 봐"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다. 그리곤 "내가 어디가 할아버지처럼 보이냐?"라고 혼잣말을 하며 서둘러 자리를 뜨곤 했다. 병원이나 마켓에서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었는데 할아버지라니!

그런데 이제 진짜 할아버지가 된 것이다. 막상 할아버지가 되고 나니, 아들의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요즘은 틈나는 대로 손녀 율의 사진과 영상을 본다.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울다가 웃는 듯한 영상을 보면 빨리 만나보고 싶어 진다. 영상 통화를 하면서 방긋 웃는 걸 보면 벌써 날 알아보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기 사진과 영상을 띄워 놓은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Family Album이다. 앱에 가족관계를 표기하게 돼 있다. 아내는 '하미'라고 적고, 나는 '하부지'라고 썼다. 우린 아직 할아버지, 할머니라 불리긴 너무 젊은것 같아서다. 하지만 율이가 빨리 커서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좋겠다. 다른 이들에겐 아직 할아버지고 싶지 않지만, 율에게는 괜찮다. 핏줄이 그런 건가 보다. 우리 집안도 이젠 4대가 함께 2020년대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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