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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ul 17. 2021

같은 책, 다른 느낌

출판 디자인에 따라 같은 책이 다른 느낌을 준다

2021년 1월과 6월, 같은 책을 두 번 출간했다. 1951년 3월 12일 해병대 군인교회가 설립된 지 만 70주년이 돼서 이를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쓴 [해병대 교회 70년사]다. 1월엔 브런치 작가의 출간을 지원하는 부크크 무료출판 시스템을 이용했고, 6월엔 국군 인쇄창 지원을 받았다. 첫 번째 책은 직접 편집하고 부크크가 제공한 무료 표지를 사용해서 출간하다 보니 투박하고 단순한 느낌이다. 두 번째 책은 국군 인쇄창의 분야별 담당자가 표지와 내지를 디자인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는 2개월의 과정을 거쳐 전문가의 손길이 스친 느낌이다.




왼쪽이 부크크, 오른쪽이 국군 인쇄창에서 발간한 책이다. 표지를 본 아내는 부크크가 더 깔끔하다고 했고, 딸은 국군 인쇄창 본이 더 좋아 보인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내는 새빨간 숫자와 불그스름한 사진이 북한에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고, 딸은 부크크 책이 학교 앞에서 제본한 책처럼 보인다고 했다. 내겐 모두 소중한 책이다. 부크크는 직접 편집해서 애정이 가고, 국군 인쇄창은 내용을 수정 보완해서 완성도를 더욱 높인 책이기 때문이다.




  

1월엔 시기를 맞추려고 서둘러 출간하다 보니 발간사, 추천사, 축사를 게재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성경구절을 써넣어서 오히려 더 임팩트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국군 인쇄창에서 출판한 책은 저자의 원고를 인쇄창까지 보내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인터넷으로 전송한 메일이 인트라넷을 통해 해군본부 군종실과 보안성 검토 부서를 거쳐 인쇄창에 도달하기까지 2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체된 만큼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목차는 오른쪽 국군 인쇄창 본이 조금 더 세련되게 편집된 것 같다.





부크크 컬러 인쇄는 책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서 흑백으로 만들었다. 영리 목적이 아니라 가격을 낮췄다. 국군 인쇄창 책은 해군본부 군종실 지원을 받아 컬러로 출간할 수 있었다. 흑백과 컬러사진으로 70여 년의 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국군 인쇄창 본이 조금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부크크 출판정보에는 감수와 교정/교열을 해 주신 분들과 ISBN이 수록되었지만, 국군 인쇄창 본에는 모두 누락되었다. 여기까지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한 건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부크크와 국군 인쇄창에서 발간된 책은 같은 책이지만 다른 느낌을 준다. 표지 디자인이 완전히 다르며, 내지는 저자와 전문가가 각각 편집했고 사진도 하나는 흑백이고 다른 하나는 컬러다. 내용은 같지만 다른 느낌인 책을 발간하면서 얻은 교훈은 표지 디자인과 내지 편집도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용 목적으로 책을 발간할 경우엔 더 그럴 것 같다.




지난해 말부터 심혈을 기울여 쓴 [해병대 교회 70년사]의 출간이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부크크 책은 가격을 최대한 낮게 책정해서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만들었고, 국군 인쇄창에선 비매품으로 1,000권을 발간했다. 국군 인쇄창 본이 각 지역의 해병대 군인교회를 중심으로 배포될 예정이다. 새로 임관하는 해병대 초급간부 중 원하는 이들에게도 한 권씩 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창군기 신앙의 선배들이 보여준 순수한 믿음과 강렬한 열정을 기록한 이 책을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본받게 되길 기대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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