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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16. 2022

사람이 온다는 건

필사(筆寫)

군대 생활을 할 때,

어느 부대의 사무실 출입문에 붙어있는

멋진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서

어디에 나오는 문구인지 물어봤다.

출처가 어디인지

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그땐 나도

어디에 나오는 글귀인지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문장으로만 생각했다.

군대에서

단순 명료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일까?


군복을 벗은 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지난 주말

장정윤 작가의 브런치 글에서

이 문구를 다시 접했다.

그 출처를 알게 되었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이다.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두 차례 필사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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