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이다.
우리 내외와 딸, 아들 내외와 손녀가 모두 함께 봄 나들이에 나섰다.
14개월 된 손녀까지 온 가족의 나들이는 처음이다.
목적지는 선샤인 랜드다.
배우 이병헌과 김태리가 호흡을 맞췄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장이다.
가건물로 예상했던 야외스튜디오의 방대한 규모와 당대를 방불케 하는 고풍스런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건물 지붕 어디에선가 김태리가 총을 들고 나타나서 방아쇠를 당길 것 같았다.
다리 위에선 사무라이들의 칼부림이 일어날 듯 한 느낌도 들었다.
한류드라마 열풍의 배경에는 이토록 정교한 세트장을 구상하고 제작한 이들의 수고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내와 딸과 며느리도 꽃모자와 장식을 하나씩 머리에 쓰고 여기저기 돌아보며 사진을 찍는다.
유튜버인 듯 동영상 제작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우리 가족도 다른 이들도 모두 모두 화창한 봄날을 만끽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릴 가장 즐겁게 만든 건 손녀딸의 재롱이다.
어린이집을 다니더니 예쁜 짓을 많이 배운 모양이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포즈를 취하는 아가의 모습에 모두의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