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Aug 25. 2023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뮤지컬 아르토 고흐

뮤지컬 공연이 끝났다.

배우들은 모두 무대 밖으로 나갔고,

공연의 여운이 남아있는 무대를

아직 객석을 떠나지 못한 관객들이 바라본다.

오랜만에 본 예술작품 같은 뮤지컬이었다.

아르토, 고흐

당대에 광기 어린 예술가로 불리던

아르토는 고흐의 작품세계를 접하면서

치유를 받는다.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아르토,

자신의 귀를 잘랐던 고흐,

그들은 미쳤던 게 아니라

자신들의 예술성을 몰라보는 세상을 향해

마지막 몸부림을 쳤던 건 아닐까?

아르토와 고흐가 만나서

아르토, 고흐라는 뮤지컬이 되었다.

아르토 고흐, 지금껏 본 뮤지컬 중에서

가장 예술적인 작품이다.

나도 그들처럼 미친 걸까?


청년 시절에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그 정막감을 느끼고 싶다.

그 고독을 느끼고 싶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음악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배우는 무대옷을 입고 노래하며 춤추고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을 본 적이 있나요

힘찬 박수도 뜨겁던 관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슬픔만이 흐르고 있죠

관객은 열띤 연기를 보고 때론 울고 웃으며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착각도 하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매거진의 이전글 유명하지만 조용하고 , 조용하지만 잊혀지지 않게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