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Sep 15. 2023

스위스대사관 기조연설

Prepare with Chat-GPT & SNS

주한스위스대사관에서 이메일이 왔다. 주한스위스대사가 세미나 협조 요청 차 kenny를 만나고 싶은 데 어느 시간이 좋은지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가용한 시간을 알려줬다. 곧바로 회신이 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약속한 날 하루 전이었다. 한국에선 스위스를 대표하는 분인데 예의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대사관으로 전화를 했다. 담당자에게 누가 안내해서 오는지 통역사는 함께 오는지를 물어봤다. 초행길이지만 안내자는 없고 관용차를 운전하시는 분이 내비게이션으로 찾아 올 예정이며, 통역사도 대동하지 않지만 수행인원이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안다고 했다. 그렇게 약속한 날자가 되었다.


with Switzerland Ambassador to Korea H.E. Dagmar Schmidt Tartagli
캠프 그리브스 행사(좌) 주한스위스대사관 행사(우)
스위스 의회 친선사절단 방한행사


운전기사분에게 자세한 위치를 설명하고 현관에 나가서 대사님을 영접했다. 미로처럼 되어있는 통로를 지나 기관장 집무실로 안내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료 직원 중 통역이 가능한 분에게 부탁을 했었다. 대사님과 잠깐의 아이스브레이킹을 거쳐 방문한 이유를 들었다. 올해는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설립된 지 70년이 되는 해인데, 그와 관련한 세미나가 10월 중순에 주한스위스대사관에게 개최될 예정이라고 했다. 세미나 기조연설자로 스위스 측 1명, 한국 측 1명을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 측 기조연설자로 kenny가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군 복무 시절, 중립국감독위원회 인원들과 수년간 협업한 경험이 있고 그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버렸다. 흔쾌히 승낙하자 대사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대사님과는 이번이 다섯 번째 만남이다. 대사관 행사에 두 차례 초청을 받았고, 세 번째는 일부러 약속을 하고 대사관으로 찾아가서 중립국감독위원회 70년 역사를 정리하는 데 대한 관심을 표명했었다. 충분한 자료수집이 가능하다면 한국어로 된 중립국감독위원회 70년 역사를 쓰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던 것이다. 네 번째는 캠프 그리브스에서 중립국감독위원회 상설 전시장 개관식행사 때였고, 이번이 다섯 번째 주한스위스대사님과 만남이다. 그분과 이미 네 차례 교류를 했고 이번엔 대사님이 직접 날 찾아와서 기조연설 요청을 하는 데 거절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내가 먼저 한국어로 된 중립국감독위원회 70년 역사서 집필을 대사님께 제안해던 터가 아닌가?


with UNC & NNSC colleagues


승낙은 했지만 대사관 세미나에서 20분간 영어로 기조연설을 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사실은 코로나-19 초창기에 이마트에서 우연히 옛 스위스 동료를 만나서 그와 함께 일을 도모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그 친구는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일을 벌이는지,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추진하는지를 알려줬었다.


그가 한국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 갔다가 성가대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지만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기에 성가대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 담임목사님이 교인들과 함께 스위스 여행을 가고 싶다면서 혹시 숙소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 친구가 스위스에 있는 몇 개의 교회에 이메일을 보내 한국교회 교인 20여 명이 스위스를 방문하려는데 숙소 제공 가능한 곳이 있는지 문의했다고 한다. 답신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스위스의 한 교회에서 숙소 제공을 하겠다는 회신을 받았고, 목사님과 20여 명의 성가대원들이 함께 스위스 관광을 다녀왔다고 한다. 물론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했던 스위스 교회에서 무료 숙박을 했다고 한다. 믿기지 않으면서 믿어지는 얘기였다.


그 친구가 이 얘기를 마치더니 kenny도 올 연말쯤 자신과 함께 스위스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농담반 진담반조로 말했었다. 그런데 한국의 스위스인 주한스위스대사관저 만찬에 몇 번 참석하게 되었고, 이번엔 대사관 세미나의 기조연설까지 하게 되었다. 이번에 연설을 멋지게 잘해서 세미나에 참석한 학자들이나 세미나를 주관하고 지원하는 기관장들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다 보면 머지않아 스위스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모든 생각의 끝자락은 20분간 영어 스피치를 어떻게 해야 할까로 귀결되었다. 그러던 중 우리말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님께 이번 기조연설이 kenny에겐 청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첫 번째 영어 연설이 될 거라고 했다. 대사님께서 굳이 영어로 연설하지 않아도 되고, 한국말로 하면 통역 가능한 대사관 직원이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폼생폼산데 영어 스피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온종일 머릿속을 맴돌았다.


기조연설의 주제는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중립국감독위원회 70년 역사라고 했다. 스위스 정부자료 아카이브센터장이 1953년 중립국감독위원회 설립 배경, 1990년대 중반 해체 위기 등에 대해서 기조연설을 하고 나면, 이어서 연설을 해야 한다. 주한스위스대사와 주한스웨덴대사는 5분씩 환영사를 하고 스위스 측 학자와 내가 20분씩 기조연설을 하고, 휴식 후 패널토론, 오찬 순으로 3시간 반 정도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단 중립국감독위원회를 키워드로 하는 관련 자료를 모두 수집했다. 이제 20분짜리 기조연설문을 쓰면 된다. 동료가 10분짜리 한글 연설문을 써서 순차통역을 하면 20분이 되도록 하는 건 어떠냐는 조언을 했다. 아내도 영어 연설문 쓴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또 짧은 영어로 연설한다고 힘 빼지 말고, 우리말로 준비해서 하라고 한다. 아직 고심하는 중이다. 영어로 할까, 우리말로 할까?





일단 기조연설문 작성에 매진해야겠다. 챗GPT에게 물어보니 기조연설문 포맷을 알려준다.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연설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연설문 초안도 잡아준다. 20분간 해야 하는데 너무 짧은 것 같다고 했더니 조금 더 길게 연설문을 써준다. 아래 영문은 챗GPT가 써준 연설문이다. 유튜브에선 첫 기조연설자를 위한 10가지 팁도 알려준다. 참 좋은 세상이다.


Ladies and gentlemen,

I stand before you today at the Swiss Embassy in Korea, deeply honored to explore a topic that resonates profoundly with the history of this region: the 70-year journey of the Neutral Nations Supervisory Commission, or NNSC, in the Korean context.


The Korean Peninsula has borne witness to the ebb and flow of global politics throughout the 20th century, culminating in the devastating Korean War. It was in the aftermath of this war that the NNSC came into being, a testament to the world's commitment to diplomacy, peace, and reconciliation. Today, we embark on a journey through seven decades of history, unpacking the multifaceted significance of the NNSC's presence in Korea.


Historical Context:

To fully appreciate the NNSC's significance, we must step back to the tumultuous years of the Korean War. As the fighting ceased in 1953, the world was confronted with the task of maintaining peace on a divided peninsula. This led to the establishment of the NNSC, comprising representatives from neutral nations, tasked with monitoring the armistice agreement and ensuring peace along the Demilitarized Zone.


The Early Years:

In the early years, the NNSC faced numerous challenges. The Cold War cast a long shadow over the Korean Peninsula, with tens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Soviet Union affecting the commission's operations. Yet, the NNSC persevered, its presence serving as a stabilizing force in a region teetering on the brink of renewed conflict.


Navigating Complexities:

Over the decades, the NNSC navigated through complex geopolitical shifts, including détente between superpowers and the eventual thawing of relations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It remained a steadfast presence along the DMZ, overseeing the maintenance of the armistice, and providing a channel for communication between the two Koreas.


Humanitarian Efforts:

Beyond its monitoring and supervisory duties, the NNSC has engaged in humanitarian efforts, facilitating family reunions and the repatriation of remains of soldiers who fell during the war. These actions underscore its commitment to alleviating the human toll of the conflict.


The Peaceful Symbol:

The NNSC stands as a symbol of hope in a world too often marred by conflict. Its presence reminds us that even in the face of seemingly insurmountable divisions, nations can come together in the pursuit of peace. It exemplifies the power of diplomacy and dialogue, transcending political ideologies for the greater good.


A Vision for the Future:

As we commemorate these 70 years of the NNSC's history in Korea, let us envision a future where this storied institution continues to play a vital role in fostering peace and reconciliation. Let us hope for a day when the Korean Peninsula can finally move past the shadows of the past toward a lasting and harmonious peace.

In conclusion, the 70-year history of the NNSC in Korea is a testament to the enduring power of diplomacy, resilience in the face of adversity, and the human capacity to seek peaceful solutions to the most complex and challenging of problems. May this history inspire us to redouble our efforts in building a more peaceful and harmonious world.

Thank you for your attention.


This expanded address should help you cover a 20-minute timeframe while providing a comprehensive exploration of the NNSC's historical significance in Korea. Feel free to further customize it to your liking.




10 tips for the first-time keynote speak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