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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Sep 21. 2023

코로나19 단상(斷想)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돼서 손주를 보러 갈 수 없다

"귀하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양성, positive(+))으로 검사일로부터 5일 차 밤 자정(24시)까지 격리할 것을 권고합니다." 오늘 아침, 00 보건소로부터 받은 문자다.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팬데믹 시절, WHO와 정부의 감염병 예방시책에 따라 3차례 백신 접종을 했지만 확진자가 되어 자가 격리를 했었다. 국내외적으로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정치적 이용설을 비롯한 소문이 난무했지만, 말 잘 듣는 어린아이처럼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하고 백신 접종을 했지만 코로나에 감염되어 무진장 고생했었다. 그런데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하필이면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독감과 같은 4급으로 하향조정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100% 코로나?

 며칠 전부터 목이 많이 아팠다. 비염이 악화된 줄 알았다. 어제는 목의 통증이 심해지면서 감기 몸살 증세까지 있었다. 코로나 격리 후 막 출근한 직장 동료에게 증상을 얘기했더니 코로나로 100% 확신한다고 했다. 자기가 겪은 증세와 똑같다는 것이다. 간이키트 검사를 해보니 짙은 줄 옆에 희미한 줄이 하나 더 보였다. 직장동료들은 바로 퇴근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근처의 보건소로 향했다.


보건소 검사

보건소에 도착해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직원이 60세 이상이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다. 안된다고 했다. 국가유공자인데 안되냐고 했더니, 안내문을 읽어보란다. 검사 대상이 안 되는 듯했다. 궁여지책으로 두줄이 뜬 간이키트를 보여줬더니 이걸로는 안된다며, 병원에 가서 검사결과를 가져오면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병원 진료를 할 거면 보건소엔 왜 왔겠냐면서 돌아섰다. 병원으로 향하는 순간에 보건소 직원 말했다. 검사 대상자가 아니라서 원칙적으론 안되지만 비도 많이 오는 데 일부러 방문했으니 검사를 해주겠단다.


약국에서

보건소에 접수하고 검사를 마친 후 집으로 오는 길에 동네 약국에 들렀다. 팬데믹 때 판매하던 코로나 약 키트가 있냐고 물었다.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에 맞춘 약을 주겠다고 했다. 손주를 보러 가야 하니 많이 달라고 했다. 아내가 감염될 수도 있으니 2인분을 달라고도 했다. 감기약을 4만 원어치 구입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미리 약을 먹고 빨리 나아서 손주 보러 갈 요량이었다. 약사에게 며느리가 곧 둘째를 낳을 예정이라 두 돌 지난 첫째를 돌봐주러 가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라고 했다. 손주가 몇 살이냐고 물었다. 두 돌 지난 지 얼마 안 된다고 했더니 약사가 말했다.


 애기들은 면역력이 있어서 괜찮아요. 애기는 세균덩어리잖아요. 손주에게 감염병을 옮길 걱정을 할 게 아니라 선생님이 손주로부터 옮을 걸 대비해야 해요.


가족의 반응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에게 약사가 한 말을 그대로 전했더니 이상한 사람이란다. 손주도 작년에 코로나에 감염되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아들과 며느리도 안사돈에게 육아를 부탁했으니 오지 말라고 했다. 아내가 며느리에게 약사가 괜찮다고 하더라고 했더니 펄쩍 뛰면서 안된다고 하더란다. 결국 손주 보러 가지 않기로 했다. 밤에 온몸이 너무 쑤셨다. 약사가 준 약을 한 움큼 먹고 초저녁부터 잤다.


코로나 때문에 손주를 못 본다

새벽에 잠이 깼다. 약효가 있었는지 어제보단 몸이 개운했다. 아침이 되었다.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귀하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양성, positive(+))으로 검사일로부터 5이라 밤 자정(24시)까지 격리할 것을 권고합니다." 그렇게 다시 확진자가 된 것이다. 첫째 손주도 코로나 때문에 한참 지나서 만났는데, 둘째 손주도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못 보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코로나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감염 예방을 위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고 3차례 백신을 맞아야 된다고 난리였다. 하지만 그대로 따랐는데도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아직도 코로나 후유증으로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 혀의 기능이 약화되어 재생시키는 중이다.


코로나의 실체가 궁금하다

이젠 코로나를 독감처럼 취급한다지만 코로나에 다시 감염되었다. 그리고 강제 격리는 아니지만 격리를 권고한다. 격리 권고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얘기다. 처음엔 격리했어야 했고 지금은 안 해도 된다는 건 무슨 말인가? 집단면역이 형성되었기 때문인가? 그러면 코로나 백신 주사를 세 차례 맞고 한번 감염이 되었던 나는 아직 면역이 안된 건가? 원래가 처음부터 코로나를 독감처럼 취급했어야 했던 건 아닐까?


여러분은 코로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래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작가의 글 모음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 생각, 경험을 가벼운 브런치처럼 썼습니다. 10편이 훌쩍 넘는 걸 보면 코로나가 제 삶에 제법 영향을 미쳤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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