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Dec 18. 2023

퇴근길 단상

퇴근길 지하철 환승역의 인산인해를 피하려고 버스를 탔다. 탑승하자마자 좌석에 앉을 수 있어서 출발은 만족스러웠다. 네이버 길 찾기에서 전철보다 버스가 30분가량 더 걸린다고 해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초만원 전철보단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버스가 낫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하철 환승구간에서 버스도 정체 중이다.


기사님 말씀에 의하면 이 구간을 지나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예상컨대 전철보다 삼십 분이 아니라 두 시간 정도 더 늦을 듯하다. 이제야 알겠다. 이 구간에서 왜 지하철로 사람들이 모여드는지를. 몸으로 체득하는 교훈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법인데, 앞으로 퇴근길엔 이 구간을 통과하는 버스를 절대로 타지 않을 것 같다.


마침내 집에 도착했다. 다섯 시 사십오 분에 버스를 타고 출발해서 여덟 시에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섰다. 전철을 이용하면 한 시간 오분에서 십분 정도 걸렸는데, 버스를 타고 마의 구간에서 한 시간가량 정체를 거쳐 두 시간 십오 분이 소요되었다. 저녁상을 차리면서 아내가 말했다. 버스 전용차로가 없어서 많이 밀릴 거라고 하지 않았냐고. 오늘도 아내 말을 귀담아 들었어야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하철 환승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