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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창생의 부고

출근길 단상

by Kenny

아침에 눈을 뜨니 동창회장으로부터 문자가 와있었다. 어느 동창생의 부고였다. 만 60세, 아직 미혼인지라 이 세상에 후손도 남기지 못한 그 친구가 멀리 떠났다고 한다. 부고장의 상주는 동생 둘과 매제가 전부다. 가끔 동창모임에서 만났던 그는 병약해 보이긴 했지만, 늘 웃었고 친구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한주 전, 그 친구가 병상에 있는데, 너무 힘들어하니 진통제라도 맞을 수 있도록 동창들이 도와주자는 소식이 있었다. 주사 한 대 값 정도를 송금했는데, 그 친구가 몇몇 친구들과의 대화방을 만들어서 고맙다며 문자를 보낼 힘조차 없어 몇 자 적지 못했다고 했었다. 진통제 비용을 보낸 친구들에게 마지막 감사의 말을 전했던 모양이다. 바로 그 친구가 어젯밤에 우리의 곁을 떠났다.


그와의 첫 만남과 마지막 만남은 동창모임이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건 아니지만, 동창생이란 끈으로 그와 내가 연결되어 있었다. 볼 때마다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평소의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지병이 있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친구들에게 미소와 덕담을 잃지 않던 그였다. 장례식장에서 그의 영정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요즘 주변에서 지인이나 그들 가족의 부고가 자주 온다. 나도 그만큼 나이가 든 모양이다. 오늘따라 부고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아마 동년배가 떠났기 때문이겠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평소에 생각하고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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