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단상
언제부턴가 낯선 이로부터 아버님이란 말을 듣는다.
가끔은 할아버지란 말도 듣는다.
그런데 왠지 낯선 이들의 그런 호칭이 듣기 싫다.
며느리가 아버님이라고 하거나, 손녀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건 괜찮은데, 가족이 아닌 타인들로부터 그런 호칭을 듣는 건 불편하다.
아직 나이 듦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일까?
지인들로부터 연배에 비해 젊어 보인다거나, 스타일이 좋아 보인단 얘길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환갑도 안 돼 보이는 낯선 이들로부터 아랫사람 취급을 받는 건 싫다.
이건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
너무 늙지도 너무 젊지도 않은 7080이라 그럴까?
가수 노사연의 노래에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가사가 있다. 하지만 아직 난 익어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 그런 준비가 덜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