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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pr 23. 2020

Coram Deo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인생

Corma Deo는 '하나님 앞에서'라는 라틴어다. 매 순간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처럼 하나님의 영광 아래 살아가라는 뜻을 가진 기독교 신학 용어다. 난 교회 장로다. 하지만 매 순간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살아가진 못한다. 요즘은 브런치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오늘 새벽 어느 수도사의 글을 읽으면서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 그 수도사의 이야기를 잠깐 소개하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은퇴를 앞둔 수도원 원장이 젊은 수도사 두 명에게 과제를 주었다. 닭 한 마리씩 주면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닭을 잡아오라고 했다. 한 수도사는 뒷산으로 올라가서 즉시 닭을 잡아왔다. 또 다른 수도사는 저녁이 되어도 닭을 잡지 못한 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원장이 그에게 왜 닭을 잡지 못하냐고 물었다. 수도사가 말했다. "아무도 없는 곳이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에요. 수도원 뒤뜰에도 하나님이 계시고, 뒷산에도 계시고, 깊은 산속에도 계신데 제가 어디에서 닭을 잡을 수가 있겠어요. 하나님이 어디에나 계신데, 아무도 없는 곳이 어디에도 없는데!" 원장은 그의 얘기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그를 수도원 원장으로 세웠다. 그 수도사가 바로 어디서나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것처럼 하나님을 의지하며 사는 바른 신앙인이었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하늘양식] 2020 가정예배서 4월 23일 "구원받은 성도의 삶이 있습니다"에서 발췌하였다. 나는 교회 장로로 임직 하는 날, '장로 장립 서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그중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서약 내용이 "신앙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모범이 되는 삶을 실천하겠습니다"였다. 하지만 여전히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누구에게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애쓰고 노력하지만 때때로 넘어지고 좌절하기까지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아직 이생의 자랑과 안목의 정욕과 육신의 정욕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 더 내려놓으려 해도 날마다 새롭게 솟구치는 나의 본성을 어쩔 도리가 없다. 아니 어쩔 방법이 하나 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닭을 잡아오라는 수도원 원장의 말을 듣고, 어디에나 하나님이 계셔서 닭을 잡을 수 없었던 수도사처럼 사는 삶이다.


Coram Deo! 늘 하나님 앞에 서있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길 뿐이다.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는 할 수 없다. 내 죄를 대속하고 나를 구원하려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것뿐이다.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에게 삶으로 보여주신 예수님의 인생을 닮아가는 것뿐이다. Corma Deo! 오직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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