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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pr 23. 2020

해외여행은 나중에! 여기도 멋진 곳이 많잖아!

여행 목적지 보단 동반자가 더 중요하다

2018년은 내 인생의 전환기다. 31년 직장에서 퇴직 준비하며 제2의 인생을 대비하는 기간이었다. 1년 동안 쉬면서 책도 읽고 국내외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그중 기억에 남아 있는 장면을 소환해 보려 한다.


4월의 화담숲이다. 아내와 다녀왔다. 각종 화초와 수목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배우자, 연인, 친구와 산책하면서 조용히 대화하기 좋은 곳이다. 수도권에서 피톤 치드와 신선한 공기가 그리울 때 찾아갈 수 있을 만한 거리에 있어서 더 좋다.


4월, 서울 역사박물관 옥상에서 내려다본 경복궁이다. 박물관에서 제주 4.3에 대한 얘기를 들은 다음, 바람을 쏘일 겸 옥상에 올라갔다 우연히 바라봤다.


4월, 용산 미군 기지 내 Dragon Hill Lodge다. 서울에서 미국 분위기를 느끼면서 스테이크를 먹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해외 승인으로 처리된다.

이곳의 잔디는 겨울에도 푸르다.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하다.
Dragon Hill Lodge를 정면에서 본 모습, 미국기, 유엔기, 태극기가 함께 걸려 있다.
7월의 무더운 어느 날, 에어컨이 너무 세게 작동돼서 추웠던 Dragon Hill Hotel 로비

세브란스 병원에서 신촌 역 방향 지하 통로다. 검진 결과를 보려고 병원에 다녀오던 길에 촬영했다. 이런 그림이 그려진 곳이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인근 광혜원이다.


5월의 강릉 바닷가다. 친구 부부와 두 쌍이 함께 갔다. 유명하다는 짬뽕순두부 먹고 커피공장 들러서 커피 한잔 마시고 돌아왔다. 서울-강릉-서울, 당일치기 가능한 코스다.

강릉의 커피공장 내부

5월, 북촌의 어느 전통찻집이다. 혼자 상념에 잠겨 북촌길을 걸었다.

찻집 밖으로 내다본 북촌 한옥마을

7월 어느 날, 관악산 산행 중 내려다본 서울 전경이다. 안구정화가 필요할 때 혼자 관악산에 오른다.


7월, 자전거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북쪽 방향으로 하천 따라가던 어느 자전거 전용 도로변이다.


여기도 자전거 타고 가 본 곳이다. 난지도에서 멀지 않은 한강변. 큰 바위로 만든 옛 빨래터가 있는 곳. 옛 나루터다.


여긴 자전거 도로에서 한강변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공원을 지나서 한강변에 이르게 된다.


7월 어느 뜨거운 날, 아내, 처형과 태안반도에 갔다. 꽃박람회를 본 후 해안사구에 갔다. 천연 해안사구, 색다른 곳이었다.


태안 천연 해안사구,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태안반도에 왔으니 바닷가에도 들렀다.

순식간에 몰려온 해무로 서서히 겉히고 있다.
해무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해변.

7월 말,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형과 강화 석모도 온천욕을 갔다가 족욕만 하고 돌아왔다. 너무 뜨거웠다. 바닷가 노천탕에 들어앉은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이열치열!

온천탕 외부의 족욕탕은 무료 개방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겠지?

8월, 세 동서 부부가 서해안으로 놀러 갔다. 지중해 마을. 이름처럼 분위기가 그럴듯하다.


세 동서 내외가 서해안 여행 중 들렀던 어느 민속마을이다.


평택 미군 기지 내 유엔군사령부 본부다. 캠프 험프리스는 국내에 생긴 또 하나의 치외법권 지역이다. 승용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았는 데, 운전자가 길을 잃어버려 엉뚱한 곳으로 나왔다. 기지 규모가 엄청나다.


10월, 북한산 단풍 보러 혼자 산에 올랐다. 예쁘다.

1.21사태 총격전이 있던 역사의 현장.
산행 후 내려오던 중 길가 노란색과 녹색 대비가 예뻐서 촬영했다.

강화읍내 핫하고 힙한 카페, 1960년대 방직공장에 카페를 만들었다. 조양 방직. 방치되어 있단 옛 공장 건물을 살려서 카페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을 촬영할만한 곳이 많아 주말엔 앉을자리가 거의 없다.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 평일 낮에 가야 한다.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고 서성거리는 사람도 많다. 실제보다 사진이 더 멋지게 나온다.


관악산을 넘어 안양 쪽으로 가다 보면 서울대 수목원이 있다. 가을 단풍이 예쁘단다. 원래 서울 농대 관계자 외 미개방 지역이다. 길을 지나서 내려간다고 하면 통과할 수 있다. 두리번대지 말고 자신 있게 지나가자.


10월, 교회에서 국내 성지순례로 강원도 철원에 갔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많았다.

노동당사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전쟁의 상흔이 건물 곳곳에 남아 있다.
파괴된 교회 터, 이곳에서 우리나라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일행 모두 함께 순을 잡고 기도했다.
대한 수도원에서 잠시 휴식차 주변을 둘러보니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다.
대한 수도원 옛 건물,  크게 신축한 공간이 있지만 지금도 이곳을 사용하고 있다. 돌을 쌓은 건축기법이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임을 말해 준다.

11월, 전직 컨설팅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인근 서울 숲에 들렀다.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기 좋은 곳이다.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은 곳이다. 어르신들 산책이나 가족 나들이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누구에게나 좋다.


아내와 무작정 남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도 즐겁다. 비수기 여행은 일정을 늘이거나 줄여도 당일 숙소 예약이 어렵지 않다. 요즘은 앱이 많아서 호텔이나 펜션 찾기가 쉽고 빠르다. 첫 번째 숙소만 예약하고, 다른 곳은 당일 이동 간 차 안에서 예약했다.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순천만 갈대숲
뷰포인트에서 내려다본 순천만
독일 마을에서 본 저녁노을, 아니 일출 모습이다.
이 사진이 없었으면 앞 사진이 저녁노을인 줄 알았을 거다. 해가 떠오르고 있다.
투숙했던 독일식 펜션, 여기서 제공한 아침식사도 독일식이었다.
산업화 시대에 외화 획득을 위해 독일에 파견되었던 간호사, 광부 출신 분들이 귀국 후 정착해서 형성된 독일 마을
당시  고단했던 독일에서의 생활상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었다. 가슴이 먹먹해서 다른 사진은 촬영할 수 없었다.
독일마을에서 다랭이마을로 이동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미국마을
다랭이 마을의 다랭이 논, 아니 밭인가?
부산 광안리에서 퍼포먼스 하는 외국인들, 조형물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다가왔다.
팬텀 시티, 여기가  정녕 돌아와요 부산항에 하던 그 부산이란 말인가?
감천 문화마을, 뷰포인트에서 바라보았다
어린 왕자가 감천 문화마을을 내려다본다.
감천 문화마을 입구의 벽화
감천 문화마을 입구는 여느 마을과 다름없었다.
득템을 기대하고 아리랑거리에 들렀지만 실패!
부산에선 씨앗호떡을 꼭 먹어야 한다고 해서~

12월에는 서울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 보았다. 세 친구 부부가 만찬을 겸한 고공 관광을 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뭘 하든지 즐겁다.


12월, 호텔 숙박권을 선물 받아서 계획에 없던 여행을 갑자기 떠났다. 아내와 함께라면 갑자기 출발하든 어딜 가든 다 좋다.


사진을 정리하며 기억을 돌아보니, 2018년엔 서울 기점으로 경기, 충청, 전라, 경상, 강원도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을 다녀왔다. 제주도는 2017년에 다녀왔다. 2017년의 제주도로 다시 가보자! 외국인 동료들과 단체여행을 위한 사전답사차 둘러본 코스대로 일정을 짜서 부부동반으로 삼십여 명이 함께 여행했다. 외국인들과 함께 하는 국내여행도 나름 신선했다. 내가 그들에게 뭔가를 알려줄 수 있으니까!

만장굴

결국 전국 일주를 한 셈이다. 2017년 제주도, 2018년 제주를 뺀 전국을 다 돌아다녔으니까!

많은 나라를 여행해 보진 않았다. 미국은 하와이와 본토 쪽으로 출장을 두어 번 다녀왔고, 모친 장례식 참석차 LA에 한번 다녀왔다. UAE도 출장으로, 인도-파키스탄은 해외 근무로, 동남아 몇 개국은 공적인 업무로 방문했다. 여행으로 다녀 본 곳은 인도의 아그라-자이푸르-델리, 일본 홋카이도, 중국 장가계가 전부다. 아직 좋은 해외 여행지를 가보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다녀 본 곳 중에선 우리나라가 최고였다.


여행 목적지도 중요하지만 동반자가 더 중요하다. 직장 상사들과 함께 하와이로 출장을 갔을 때,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를 다 돌아보았다. 그땐 와이키키 해변에서 조차 별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아무리 멋진 곳을 가도 출장 중 처리할 일거리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 이듬해에 아내와 제주 여행을 갔을 때가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더 좋은 곳이 있을 것이다. 그곳을 먼저 둘러본 후에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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