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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pr 26. 2020

위기관리의 이론과 실제

내우와 외환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

프롤로그


위기관리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내우외환을 잘 통제하고 조절해서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우란 자국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란, 폭동, 소요, 세월호 사건처럼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의미한다. 외환이란 국가 외부로부터 기인하는 경제적 제재, 외교적 갈등, 군사적 위협과 충돌, 테러, 코로나-19 팬데믹 등 국가안보와 직결된 상황을 의미한다. 내우와 외환은 어느 한순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내우가 외환으로 확대되거나 외환이 내우의 촉발 요인이 되기도 하고, 일련의 내우 또는 일련의 외환이 연계되어 순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또 내우와 외환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 국제정치학에서는 위기를 주로 외환, 즉 국제위기에 국한하여 논의하는 경향이 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유럽과 미국에서는 위기에 대한 사례연구와 위기관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위기에 대한 정의에 관하여도 국제정치학자들 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위기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어떠한 사태를 놓고 이것을 위기로 볼 것인가 아닌가의 여부와 그에 대처하는 대안을 놓고 의사결정자들이 내부적으로 심한 가치 갈등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위기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들로는 윌리암스(Phil Williams), 허만(Charles F. Herman), 로빈슨(James A. Robinson), 스나이더(Glenn H. Snyder), 죠지(Alexander L. George) 등이 있다. 먼저 이 학자들은 위기와 위기관리를 학문적으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를 비교해 보겠다.



위기(Crisis)란 무엇인가?


윌리암스(Phil Williams)에 의하면, 국제위기는 두 개 또는 그 이상 국가들의 대결이며, 보통 짧은 기간의 상황 속에 전개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참여자 간에 전쟁 발발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제위기는 참여자의 중요한 가치나 목표를 크게 위협하는 상황 속에 전개된다고 정의하였다.


허만(Charles F. Herman)은 국제위기란 ① 의사결정 단위의 최우선 목표가 위협을 받고 있고(high threat), ② 결정을 내리기 전 반응을 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며(short time), ③ 위기 발생으로 정책결정자들이 놀라게 되는 상황 발단의 돌발성 또는 의외성(surprise) 등의 3가지 본원적 특징을 가진 것으로 규정하였다. 즉, 국가의 안위를 심각히 위협하는 국제사건이 예상치 못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상황이 국제위기라고 정의하였다.


로빈슨(James A. Robinson)은 위기를 정의함에 있어서 ① 위기의 근원이 의사결정자의 입장에서 볼 때 내부에서 온 것인가? 또는 외부에서 온 것인가? ②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가용한 시간이 짧은가? 또는 충분한가? ③ 정책결정자들이 현안문제에 대하여 느끼는 상대적 가치의 중요성이 낮은가? 또는 높은가? 등 3가지를 고려하였다.


스나이더(Glenn H. Snyder)는 국제위기를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국가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갈등 현상을 지칭하며, 실제 전쟁 상황은 아니더라도 전쟁의 높은 개연성을 관련 정책결정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모어스(Edward L. Morse)는 국제위기란, 비교적 짧은 시간에 1주 이상 국가가 정책 선택을 해야만 할 상황의 돌연 발생, 상호 양립할 수 없지만 고도의 가치를 지닌 목표에 대하여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의 돌연 발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국제정치학자들의 논의를 종합해 볼 때, 위기(crisis)의 학문적 의미는 커다란 위협 또는 갈등(high threat), 충분하지 않은 대응시간(short time),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surprise)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란 무엇인가?


윌리암스(Phil Williams)는 위기관리란 위기상황이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위기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위기가 당사국에 유리하게 해결되어 국가의 사활적 이익을 보호·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라고 하였다. 즉 위기관리를 위해서 한편으로는 위협을 감소시키고 위기를 통제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유화정책을 선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국이 양보하게 만들어서 자국의 입장을 유지하기 위한 강압외교와 위험 감수 전술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허만(Charles F. Herman)은 국제위기 측면에서 본 위기관리란, 양국 간 또는 다국간의 국가이익이 상충되는 곳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위기상태가 전쟁으로 돌입하느냐 평화상태로 회복되느냐를 결정하는 긴박한 시기에, 분쟁 당사국이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위기를 통제하고 노력하는 시스템 전체라고 정의하였다.


죠지(Alexander L. George)에 의하면, 국제관계에서는 갈등관계에 있는 두 국가 중 어느 한쪽도 인지된 국가이익의 마찰에서 먼저 물러서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결과로 위기가 초래된다고 보았다. 그 과정에서 ① 상대방을 완전히 코너로 몰고 가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② 단지 한쪽이 상대방의 도전을 받아들여서 이를 상대해 주기로 결정하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③ 현 상황을 자국에게 유리하게 변화시키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위기를 유발하는 경우 등을 설명하였다. 죠지는 위기가 발생하면 양쪽 모두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이익을 보호하거나 증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강요받는 한편, 동시에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원하지 않는 위기의 확대를 초래할 수 있는 선택·행동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위기관리상 정책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학자들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위기관리의 학문적 의미는 위기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관리의 이론과 실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학문적 견해는 국제정치학자들 간 공통되는 부분도 있으나, 서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의견의 일치는 보지 못하고 있다. 고전적 의미의 위기란 짧은 시간(short time)에 고단위 위협(high threat)이 기습(surprise)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위기는 전시의 개념이 아닌 평시의 개념이며, 대부분의 경우 잠재 현상의 돌출이며 새로운 현상이 아니므로 위기 상황에 이르는 큰 기운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는 평소에 하는 것이다.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평시에 상대방을 스스로 자제시키고 자제하게 만들고 국제 공조를 취하고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위기의 3요소(3p)는 조기 경보(early warning)를 모델링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사전 경고(precaution), 최소한의 사이클과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예측(prediction), 강압적인 규제·조치와 도청·감청 등 국가정보기관의 활동을 통한 예방(preven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의 에센스는 불확실성(uncertainty)과 불가예측성(unpredictability)이다. 위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상화시키려고 하면 과소 대응 또는 과잉대응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줄여나가는 것이 위기관리이다. 위기관리는 비정상이 정상이고 비상식이 상식인 특수한 분야이다. 예를 들면, 북한 정권은 정상회담을 제의한 후에 핵실험을 한다. 북한 정권이 정상적이라면 핵실험을 하면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행태가 우리에게는 비정상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시각으로는 정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분쟁의 사회이므로 위기관리 시 분쟁적 질서를 전제로 하는 현실주의적 접근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베의 우경화는 1981년 나카소네가 전후 질서를 총 결산하면서부터 시작된 분쟁의 잠재력을 가시화하기 위한 것이며 돌출된 현상이 아니다.


또한 위기관리 시 경험의 법칙을 중시해야 하므로 사례연구 결과를 잘 봐야 한다. 과거 경험의 공유를 통해 군주론, 손자병법 등 위기관리와 관련된 이론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하였는가를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관리에 임하는 방식에 있어서 정형(paradigm)이 없으므로 모델을 찾지 말고 각 국가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독일 통일은 서독이 주도적·논리적으로 동독에서 발생한 위기를 잘 관리해서 이루어진 결과이므로 우리나라의 독특한 남북관계에는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기관리는 리더십 연구에 관한 분야이므로, 리더십의 특성을 분석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김영삼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위한 일정 구상을 할 때, 야행성 인간인 김일성의 특성, 백악관에서도 조깅을 할 정도인 김영삼 대통령의 특성 등을 고려하였다. 따라서 리더십에 대한 심층 깊은 연구를 한 후 위기관리 의사결정에 임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하는 것이다. 경험적 분석에 따른 의사결정 과정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9.11 테러와 미국의 아프간 침공 및 이라크 침공은 의사결정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국내 정치적 요인과 국제정치적 요인의 연계선상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


위기관리를 설명할 때에는 시스템적 측면을 설명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특정지역의 질서가 재편될 때,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거나 기존의 지역질서가 무너졌을 때는 위기가 발생한다.


위기관리는 정책 센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학으로 하는 것이다. 1,2차 대전 이후, 한국전, 월남전, 걸프전, 아프간전 등 분쟁상태에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① 문민통제(top level civilian control)가 필요하다. ② 모든 군사적 행위는 외교행위이고 모든 외교행위는 군사적 행위를 수반한다. 김정은의 NLL 포격도발도 수준 낮은 외교로 볼 수 있다. ③ 군사행동에는 항상 심리전이 수반된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④ 정면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face saving전략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피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김정은의 포격도발 사전 통보는 중국의 압박에 대한 페이스 세이빙을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⑤ 잘 정리된 군사독트린을 보유한 위기관리 당사자일수록 위기관리를 주도할 수 있다. 케네디 독트린, 닉슨 독트린, 부시 독트린은 군사력 사용방법에 관한 것이다. 현재 아베와 시진핑도 독트린을 만들고 있으며, 일본의 적극적 평화론은 아베 독트린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관리 스타일은 4가지가 있다. 첫째, 전혀 새로운 형태의 합의문을 만들어 내는 형태이다. 이것은 가장 어려운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7.4 남북 공동성명, SALT-I과 같은 것이다. 둘째, 기존의 합의문을 연장시키는 합의문으로 SALT-II, SALT-III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정상화에 관한 협상이다. 예를 들면, 남·북한 국민 모두가 관심이 없는 현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은 비정상이므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자 협상을 통해서 의제를 끌어내는 것이다. 넷째, 중재와 조정에 관한 협상이다. 예를 들면, 남중국해 문제의 경우와 같이 관련국이 서로 자국 소유라고 주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위기관리 영역이 민·관·군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된 오늘날과 같은 포괄안보(comprehensive security) 시대에는 민간영역에서의 위기관리 실패가 군사 영역에서의 위기관리 능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세월호 사건의 경우,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 국무총리 책임론 등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 중심의 위기관리 분야는 물론 민간 영역의 위기관리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나타난 우리나라의 재난 위기시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직사회의 지나친 정치화 현상이다. 정책화되어 있어야 할 공직사회가 정치화되어 있어서 정치문화가 위기관리를 선도하고 있다. 둘째, 실무 집단의 현장 교육훈련 부재이다. 학문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즉 학문연구를 통한 정책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응용과학으로 실용성을 구해야 한다. 셋째, 국민의식의 지나친 감성화이다. 위기관리는 정부가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민·관·군이 협력해야 되는 것이다.

국민의 감성적 논리가 정부의 이성적 판단을 주도해서는 안된다.


위기관리의 3요소(3c)는 초기의 대응능력인 즉응력(capability), 초기 대응능력의 지속적 관리능력과 협상능력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도(credibility),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적대국 및 자국민과의 소통(communication)이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자원관리, 조직관리, 시간관리이다. 자원관리는 자원동원체계가 효율성이 있는가? 조직관리는 위기 상황에서의 조직 통폐합, 지휘 통제, 경륜적 혁신성에 관한 것으로써, 경륜 있는 전문가들이 제조직을 잘 관리하고 있는가? 그리고 시간관리의 적시성이다.


위기를 보는 시각은 3가지가 있다. ① 위기란 어느 날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축적 과정의 논리적 결과”라고 하는 assimilation theory가 있다. 예를 들면, 세월호 사건이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누적되어온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것이다. ② 위기를 독립적 변수로 보는 시각으로써, 생각지도 않는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를 위기라고 하는 segregation theory도 있다. 예를 들면, 인디라 간디가 경호실 차장이 쏜 총에 맞아 사망을 한 사건 등의 경우이다. ③ 새로운 정책과 전략을 시도하다가 혼란이 발생하는 경우를 위기로 보는 경우, 즉 experimental scenario를 위기도 보는 시각이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좌우를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중용적 균형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관리에는 정답 또는 정형적 모델이 없으며, 위기관리란 사고와 실수 속에서 꾸준히 배워 나가는 과정(a great learning process) 일뿐이다. 위기관리는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또는 나토와 같은 지역기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원상회복 또는 현상타파만을 목표로 할 경우에는 위기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현상유지도 위기관리의 목표로 간주해야 한다. 또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취하려고 하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따라서 명분을 취하고 상대방에게 실리를 내주거나, 실리를 취하고 상대방의 명분을 살려주도록 하는 것이 위기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맺는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고전적 의미의 위기란 짧은 시간(short time)에 고단위 위협(high threat)이 기습(surprise)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를 보는 시각은 3가지가 있다. 위기를 축적 과정의 논리적 결과로 보는 시각, 위기를 독립적 변수로 보는 시각, 그리고 새로운 정책과 전략을 시도하다가 혼란이 발생하는 경우를 위기로 보는 시각이다. 위기의 에센스는 불확실성(uncertainty)과 불가예측성(unpredictability)이다. 위기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상화시키려고 하면 과소 대응 또는 과잉대응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줄여나가는 것이 위기관리이다. 따라서 원상회복과 현상타파만이 아닌 현상유지도 위기관리의 성공적인 결과이다.


위기관리란 위기를 잘 통제하고 조절해서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좌우를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중용적 균형 감각이다. 위기관리에는 정답 또는 정형적 모델이 없으며, 위기관리란 사고와 실수 속에서 꾸준히 배워 나가는 과정(a great learning process) 일뿐이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자국은 물론 주변국의 군사전략, 주변국 지도자의 리더십과 관료주의 성향, 주변국에서 발생했던 최근 10여 년간 주요 사건사고, 힘의 사용에 관한 논리와 전략, 상대국의 도발 행태 등을 숙지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안보와 직결된 위기관리는 경륜 있는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정부의 미숙한 위기관리능력은 감성적 국민의식을 자극하였고 이로 인하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저하되었다. 이로 인해 국가안보차원의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3대 핵심 멤버 중 2명이 민심 수습 차원에서 경질되었으며, 북한은 그 공백을 틈타서 서북도서 해상에서 우리 경비함정 인근에 포격도발을 감행하기도 하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 가입과 관련하여 우리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으며, 일본은 주변국 분쟁 발생 시 자국 안보를 위한 해외파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유사시 한반도에 대한 군사개입을 시사하고 있다. 서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내우와 외환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처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초기 대응에는 미흡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전문기관의 메르스와 사스 경험을 통한 노하우 축적, 의료계의 노하우가 축적된 진단 키트의 성공적 방역 효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국민들의 이에 대한 적극 호응 등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한국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드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위기관리는 이처럼 사전에 준비하고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관련  정부 부처와 관련 기관과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대응하는 것이다.


이 글은 저자가 2014년 세월호 사건 발생 직후 작성하였으며, 2020년 4월 부분 수정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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